중국은 매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부문별 경제운용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올해 역시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 이내로 억제하고, 최소 1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하지만 올해 연간 교역(수출입)증가율 목표치는 별도로 내놓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해 교역증가율 자체를 예측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은 지난해 교역증가율 목표치를 전년 대비 6%로 잡았는데 실제로는 수출이 2.8% 줄어들고, 수입은 12.8% 감소했다. 천싱둥 BNP파리바증권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목표치가 너무 크게 빗나가 수출입 목표치를 제시할 자신감을 상실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가 형성될 것을 우려해 교역증가율 목표치를 내놓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해 8월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대폭 상향 조정(위안화 평가절하)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중국이 수출 활성화를 위해 대폭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는 관측을 쏟아냈다.

프레드릭 노먼 HSBC홍콩법인 리서치부문 대표는 “지난해 수출이 감소세를 보인 상황에서 중국이 견조한 수출 증가세 유지를 예상하는 목표치를 제시했다면 추가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