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치사죄 적용해달라' 헌법소원 기각돼 다음달 재선고

여자친구를 총격 살해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에게 과실치사죄가 아닌 살인죄가 적용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3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남아공 헌법재판소는 피스토리우스가 '살인죄 대신 과실치사죄를 적용해달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을 이날 기각했다.

헌법재판소는 피스토리우스의 요청이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같이 기각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는 2013년 화장실에 있던 여자친구에게 총알 4발을 쏴 숨지게 한 다음 열린 재판에서 '외부 침입자인 줄 알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덕분에 과실치사죄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작년 12월 피스토리우스에게 과실치사가 아니라 살인죄를 적용, 유죄를 인정해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피스토리우스는 곧이어 보석을 허가받아 전자 감시 장치를 부착한 채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면서 헌소를 제기했다.

헌법재판소가 피스토리우스의 죄목을 살인죄로 확정한 만큼 피스토리우스는 다음달 18일 예정된 재판에서 최소 형량이 징역 15년인 살인죄로 다시 형량을 선고받는다.

두 발이 의족으로 돼 있어 '블레이드 러너'로 불리는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비장애인과 겨룬 최초의 장애인 선수로 유명해졌지만, 여자 친구 살해 사건으로 명예가 실추됐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