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협 대변인 "중국 경제 경착륙 없어…6.9% 성장은 '군계일학' 수준"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3일 개막한다.

3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되는 정협 개막식에 이어 이틀 뒤인 5일 전인대가 개막함으로써 중국은 본격적으로 정치의 계절로 돌입한다.

이번 양회는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국정 운영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치, 경제, 사회, 안보, 환경, 민생 등 분야별 조치를 논의한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향후 5년간의 청사진을 담은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한 제13차 5개년 계획'(13·5 규획·2016∼2020년)과 '군사굴기'를 가속하는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폭이다.

중국은 13·5 규획 채택을 통해 바오치(保七·7% 성장률 유지) 시대를 끝내고 6%대의 중속 성장시대를 공인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2016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비롯해 올해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중국의 국방예산 규모와 증가율도 발표한다.

수년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해 온 국방예산은 올해 20∼30%까지 대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양회에서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과 빈곤 탈출 방안, 공급 측면 개혁방안, 환경 문제, 반부패 조치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올해 양회는 이미 개막식 전날인 2일 오후 왕궈칭(王國慶) 신임 대변인 주재로 기자회견이 개최됨으로써 사실상 막을 올렸다.

왕 대변인은 "올해 정협은 13·5 규획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면서 관련 제안서 363건이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에 대해 "총체적인 상황이 양호하기때문에 그런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하면서 "중국 경제가 어려움은 있지만 중고속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중국 경제가 지난해 6.9% 성장한 점을 거론하며 '군계일학'과 유사한 뜻의 '학립계군'(鶴立鷄群)이라 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왕 대변인은 지난달 홍콩 몽콕(旺角)에서 벌어진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결연히 반대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밖에 스모그 대책을 묻는 질문에 "어제까지는 (베이징의 공기가) 좋더니 오늘 스모그가 올 줄은 몰랐다"고 운을 떼고서 "스모그 대응은 인민전쟁이자 지구전"이라며 "무책임하게 오염물을 배출하는 기업의 야만적인 생산방식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중국국제라디오방송(CRI)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기자 출신의 그는 데뷔 무대에서 대체로 무난하게 회견을 소화했지만, 스스로에게는 약 60점의 점수를 매겼다.

올해 양회에 취재신청을 한 취재진은 중국기자 1천900여명, 홍콩, 마카오, 대만 및 외신기자 1천3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약 2주간 개·폐막식은 물론 수차례에 걸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뜨거운 취재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서 정협 위원과 전인대 대표들이 베이징(北京)에 속속 도착하는 가운데 중국은 베이징의 경계 태세도 부쩍 강화했다.

이번 양회에서는 시진핑 지도부의 반(反)부패 조치의 영향으로 전인대 대표 48명과 정협 위원 9명이 퇴출됐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