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정부 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외환보유액은 감소하고 있어 채무상환 능력이 과거보다 약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무디스는 중국의 신용등급을 현행 ‘Aa3’ 그대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꿔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놨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핵심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중국 정부의 부채 규모가 최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중은 2008년 31.67%였지만 2014년에는 41.06%로 높아졌다. 무디스는 이 비중이 2017년에는 43%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 것도 중국 경제의 핵심 위험요인 중 하나라고 무디스는 진단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6월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까지 7620억달러 감소했다. 중국의 지난 1월 말 외환보유액은 3조2000억달러로,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마지노선인 3조달러 선을 위협받고 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 역시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무디스는 덧붙였다.

무디스는 “중국 정부의 재정여력과 외환보유액은 여전히 상당한 규모”라는 점을 들어 신용등급은 ‘Aa3’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그러나 “정부 부채 규모 증가세가 지속되고, 국유기업 개혁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중국의 과도한 부채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엥탄 S&P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 상승은 시스템 리스크를 야기해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가 2%대 급등세를 보인 덕분에 4.26% 오른 2849.68에 마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