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원 예산위 답변…"3분의 2 동의 가능한 항목부터 개헌 추진"
野 "자위권 위해 안보법 제정하고도 개헌추진 모순…국민신뢰 못얻을 것"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헌법 개정을 통해 집단자위권을 전면적으로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등 야권은 "아베 총리의 (군사대국화를 모색하는) 본색이 드러났다"고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아 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위대의 자위권 행사 범위에 대한 오가타 린타로(緖方林太郞)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헌법상 제약으로 (지금은) 한정적 행사밖에 안된다"며 "자민당의 개헌안 초안에는 일본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데 필요한, 국제법상의 권리는 행사해야 한다고 돼있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것은 2012년 마련한 자민당 개헌안이다.

자위대의 명칭을 국방군으로 바꾸고 헌법 개정 발의 요건도 종전 중·참의원 각각 3분의 2에서 과반수로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아베 정권은 2014년 7월 각료회의 결정으로 헌법해석을 변경, 역대 내각에서 금지했던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일부 허용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안보관련법을 만들어 집단자위권 행사를 법적으로 뒷받침했으며, 개헌을 통해 무력행사까지도 전면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초안에 '국방군'을 보유한다고 명시한 데 대해서는 "초안과 당 총재인 내가 (입장이) 다를 수 없다"며 "우리는 이런 헌법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든 것이므로, 이에 부합하는 방향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 러면서도 국회에서의 개헌발의가 중·참의원 3분의 2인 점을 고려한 듯 "정치는 현실이므로 자민당 초안대로 단어, 문장이 반영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3분의 2를 만들어나가는 동시에 여러가지 의견, 수정안을 수용하면서 개헌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3분의 2를 얻을 수 있는 것(항목)부터 다뤄나가겠다"고 밝혀 자민당은 물론 공명당, 유신당 등 개헌에 호의적인 당과 개헌조문에 대한 협의를 통해 가능한 항목부터 개헌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의 이런 발언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고 여권에서도 당혹해하는 분위기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민주당 정조회장은 "안보관련법으로 '해석 개헌'을 하고, 이제 또 헌법 9조를 바꾸려는 것은 모순"이라며 "국민의 의혹을 불식시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해석 개헌'은 아베 정권이 2014년 7월 각료회의에서 '헌법 해석'을 변경해 자위대의 집단자위권을 일부 인정한 것에 빗대 지난해 안보관련법 제정으로 집단자위권 행사를 더 쉽게 하도록 한 것을 비판한 표현으로 보인다.

이마이 마사토(今井雅人) 유신당 간사장도 "(이번 발언으로) 아베 총리의 정체가 드러났다"고 가세했다.

사토 쓰토무(佐藤勉)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발언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고 취지를 파악해 보겠다"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