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열성 감염병인 뎅기열 환자가 올해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모기 번식처인 물웅덩이 등을 방치할 경우 부과하는 '모기 벌금' 대상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일 태국 보건부에 따르면 올들어 태국에서 지난달까지 발생한 뎅기열 환자는 모두 8천651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1명이 사망했다.

올해 뎅기열 환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4천263명)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소폰 멕통 태국 보건부 사무차관은 "올해 태국의 뎅기열 확산 상황은 매우 위험하고 우려스럽다"며 "취약지역에 대해 예방·억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사상 최악의 뎅기열 사태가 발생했던 2013년과 같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3년 태국에서는 16만 명에 육박하는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또 싱가포르에서도 뎅기열 환자가 급증해 지난해의 3배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망자도 2명 나왔다.

싱가포르 환경국과 보건부 등에 따르면 2월까지 4천548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천500여건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보건 당국은 올해 연간 뎅기열 환자가 2013년의 역대 최고 기록인 2만2천318명을 훌쩍 넘어서 3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면서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태국 보건부는 물웅덩이 등 모기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서식처를 1주일에 한 번씩 소독하고 청소하라고 주민들에게 독려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는 뎅기열 환자 급증과 더불어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오는 14일부터 '모기 벌금' 부과 대상 지역을 기존의 '뎅기열 집중 발생 지역'(14일 이내에 반경 150m 이내에서 2건 이상이 발생한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모기 벌금'이란 모기가 서식하거나 알을 낳을 수 있는 물웅덩이 등을 방치하다가 적발될 경우 부과하는 것으로 액수는 200싱가포르달러(약 18만원)다.

아사고스 줄키플리 싱가포르 환경수자원부 장관은 "모든 국민이 (뎅기열 예방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하도록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모기 서식지 중 대다수는 아직도 가정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주거지역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