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밑 굴착, 열수 분출구에 '침니' 형성시켜 광물회수

해저에서 분출하는 열수(熱水)를 식혀 금, 은, 동 등을 함유하고 있는 광석을 양식, 귀중한 자원을 얻는 사업이 세계 최초로 일본에서 시작된다.

26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열수에 함유돼 있는 광물성분을 분석한 일본해양연구개발기구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25일자 영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리포츠'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해저를 굴착해 열수가 분출되게 한 후 이를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런 시도는 일본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연구팀은 장치개발과 사업을 서둘러 가능하면 2020년 도쿄(東京) 올림픽 메달을 해저에서 채취한 금, 은, 동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저에서 분출하는 열수에는 여러가지 금속성분이 함유돼 있다.

열수에 녹아있는 금속성분이 분출구 부근에서 식으면서 굳어져 '침니'(chimney)라고 불리는 굴뚝 모양의 광석이 생기는 현상은 자연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연구팀은 2010년 지구심부탐사선 '지큐'(地球)가 굴착한 해저에서 열수가 분출하면서 짧은 기간에 침니가 형성되는 사실이 확인되자 이용 가능성을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오키나와(沖繩) 본섬 북서쪽 약 200㎞ 해역, 수심 약 1천m를 굴착해 열수가 분출되게 했다.

분출구 부근에 형성된 침니를 분석한 결과 t당 구리(銅) 45㎏, 은 100g, 금 1.35g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의 함유량은 흑광(黑鑛. 금, 은, 구리, 아연 등을 함유한 암회색 광석)이라고 불리는 땅위의 광산에서 나오는 광석과 같거나 더 높은 것이다.

침니의 성장속도는 구멍 하나에서 하루 0.1t 이상인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이렇게 형성된 침니를 효율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분출구를 덮어 열수에서 분출되는 성분이 잘 침전되도록 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오키나와 근해의 몇 곳을 굴착해 개발한 장치를 설치하는 작업을 다음달까지 마칠 계획이다.

이후 연 1회 정도 회수해 채산성 등 기초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의 가와구치 신스케(川口愼介) 연구원은 "양식한 광석에서 얻은 금, 은, 동으로 도쿄 올림픽의 메달을 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