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침해"…법원에 제기
FBI와 법정공방 2라운드
‘테러범 아이폰의 암호해제’를 둘러싼 애플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법정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연방지방법원에 FBI가 테러범 아이폰의 암호를 풀 수 있도록 협조하라는 기존 법원명령을 취소해달라고 신청했다.

FBI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총기테러범의 아이폰을 확보한 뒤 법원으로부터 애플의 암호해제 협조명령을 얻어냈다. 법원은 수사당국이 아이폰에 담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애플에 ‘합리적인 기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난 16일 명령했다. 하지만 애플은 법원의 명령을 거부한 데 이어 오히려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까지 낸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법원의 명령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자사가 보유한 소프트웨어를 언론의 한 형태로 해석했으며, 법원의 기술지원 명령이 과도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애플은 “법원의 명령을 수용하면 아이폰 사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해킹과 신원 도용, 정부의 도청 등에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의 법적 저항에 미국 정보기술(IT)업체도 동참했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애플을 지지하는 법정의견서를 다음주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법정의견서는 소송과 무관한 제3자가 법원 판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제출하는 서류다.

IT업계 반발에도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하원의원들에게 “아이폰 암호를 풀 수 있다면 테러범이 범행을 일으킨 18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애플을 거듭 압박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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