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2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대북 제재의 내용과 수위에 최종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양국이 안보리 채널을 통해 마련한 잠정 결의안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미·중이 어제(23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중요한 내용상의 합의를 마무리한 상태"라며 "잠정안을 토대로 오늘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고 관련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이 합의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례없는 수준의 매우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조치들이 포함돼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논의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미국과 중국이 최종 합의를 할 경우 안보리는 결의안 채택 도출을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안보리는 일단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다른 10개 비상임이사국을 상대로 미·중이 합의한 안을 토대로 결의안 초안을 회람시키게 된다. 이사국들의 이의제기가 없으면 초안은 최종 상정안을 의미하는 '블루 텍스트'(blue text)로서 전체회의에 회부된 뒤 공식 채택된다. 미중의 초안이 도출된 이후 이사국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결의가 최종 채택되기까지는 통상 사흘 안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26일 또는 주말을 넘겨 29일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의안 초안에는 항공유 공급 중단을 비롯한 대북 원유공급 제한, 석탄과 철광석 등 북한 광물 수입금지, 북한으로 유입되는 돈줄을 조이기 위한 '세컨더리 보이콧', 북한 선박을 대상으로 한 해운제재, 북한 항공의 유엔 회원국 영공통과 금지 등의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