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개혁안' 앞세워 텍사스·콜로라도·플로리다 주 공략 경쟁
전체 인구 17.4% 차지하는 히스패닉계 놓치면 '필패'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경선 레이스의 가장 큰 싸움에 돌입했다.

5천540만 명, 전체 인구의 17.4%를 차지하는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을 얻는 싸움이다.

두 후보는 지난 20일 서부 네바다 주에서 히스패닉 표심을 놓고 처음 격돌한 뒤 서로 자신의 승리를 주장했다.

네바다 주는 히스패닉계가 27%로 전국 평균 배 수준이다.

당초 클린턴 전 장관의 표밭으로 여겨졌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다소 달랐다.

에디슨 리서치가 히스패닉 유권자 213명을 상대로 '입구 조사'를 한 결과 샌더스 의원은 53%의 지지를 얻어 45%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8%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샌더스 캠프는 '샌더스가 라티노(히스패닉계 유권자를 의미) 투표에서 이겼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기자실에 뿌렸다.

캠프 관계자는 그러면서 "힐러리의 '방화벽'은 허구였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캠프는 즉각 반박했다.

히스패닉이 밀집한 클라크 카운티의 결과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다.

이 지역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11%포인트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힐러리 캠프는 클린턴 전 장관이 최대 도시인 라스베이거스 일대에서 승리했다면서 여론조사가 엉터리라고 폄하했다.

두 후보가 "히스패닉 표심은 나의 것"이라며 이처럼 격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11개 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최대 승부처인 3월1일 슈퍼화요일 대결을 의식해서다.

특히 히스패닉계가 37.6%를 차지하는 텍사스와 콜로라도, 버지니아 등 유색인종이 많은 주에서 두 후보가 팽팽한 대결을 벌일 것으로 민주당 내부 전략가들은 내다봤다.

또 3월15일 '미니 슈퍼 화요일'에는 히스패닉계가 24.1%인 플로리다가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 전략가인 린다 트랜은 '더 힐'에 클린턴 전 장관이 "'드리머'(Dreamer,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불법이민자의 자녀)에 대한 지원 노력을 포함해 이민개혁 정책에서 훨씬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이 대학생 학자금 부채와 일자리 부족, 소득 불평등 등에 대한 비전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히스패닉계 정치인이자 하원 이민특위 위원장인 루이스 쿠티에레즈(민주·일리노이) 하원의원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칼럼에서 샌더스 의원이 2006년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에 반대투표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그가 공화당 내 강경한 이민개혁 반대세력과 한 패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샌더스 측은 "라티노 공동체는 샌더스의 이민개혁안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