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당 소속 각료들, AfD 극우활동 정보기관 감시 필요 거론
메르켈 총리, 기민당 지지율 추락 불구 난민정책 기조 유지


독일의 신생 극우정당 지지율이 선거를 코 앞에 둔 시점에 일부 주에서 전통의 중도좌파 정당 사회민주당(SPD)까지 앞질렀다.

내달 13일로 다가온 독일 3개 주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일간지 빌트가 실시,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난민 유입과 유로화 사용에 반대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대한 작센안할트(SA) 주 주민 지지율이 17%를 기록했다.

이번 AfD 지지율은 1주일 앞서 중부독일방송(MDR) 등이 조사 발표한 것과 17%로 같았으나 사민당 지지율이 18%에서 16%로 낮아지면서 AfD가 사민당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중도우파인 기독교민주당(CDU) 지지율은 30%로 선두를 달렸으며, 강경좌파인 좌파당(LP)은 17%에 머물렀다.

녹색당이나 자민당 등은 SA 주에서 사실상 존재감을 잃었다.

SA가 난민반대 정서가 강한 옛 동독 지역이긴 하지만 AfD 지지율은 작년 9월 이래 12% 이상 뛴 것이자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나머지 정당은 줄곧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민주당과 사민당 좌우연립정부의 난민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3월 선거를 앞두고 있는 서독 지역인 바덴-뷔르템베르크(BW) 주와 라인란트팔츠(RP) 주에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기민당의 탄생지인 BW 주에서 기민당 지지율은 30.6%로 하락해 녹색당(30%)과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고, RP 주에선 기민당(35%)과 사민당(33%)이 각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fD는 이 2개 주에서 의회에 진출 최소지지율(5%)을 훌쩍 넘는 8.5%와 10%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의 다른 조사에선 AfD의 전국 평균 지지율이 13%에 달했다.

최근 AfD 주요 당직자들이 난민과 관련 극단적인 발언을 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음에도 AfD의 약진이 계속되는 것은 기존 정당들에겐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공영 도이체벨레방송은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연정 내부의 비판과 이 같은 지지율 '추락 충격'에도 불구하고 기민당 수뇌부 회의에서 기존의 난민 포용 정책의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고 빌트는 전했다.

한편, 사민당 소속인 하이코 마스 법무장관은 22일 RND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fD는 오래전부터 헌법수호청(BfV)의 감시의 대상이 될 활동들을 해왔다"며 같은 당 지그마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에 이어 AfD 감시 필요성을 또 거론했다.

BfV는 극단주의와 테러 활동을 막고 헌법을 수호할 책임이 있는 정보기관이다.

마스 장관은 프라우케 페트리 당수 등의 난민 관련 극언을 거론하면서 "난민이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어린이든 간에 국경에서 이들에게 총을 쏘기를 원하는 자는 누구나 비인간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BfV의 감시는 이런 극단주의 발호 저지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AfD의 페트리 당수는 지난달 30일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으려는 난민들에게 경찰이 총을 쏠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베아트릭스 폰 슈토르흐 부당수 역시 여성이든 어린이든 독일 국경을 불법 월경하려는 자에게 경찰 등이 총을 쏠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발언을 정정하면서도 "어린이는 제외해야 하지만 여성은 여전히 (총격)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브리엘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신나치 정당인 국가민주당(NPD) 뿐 아니라 AfD도 정보당국의 감시하에 둬야 한다며 공격한 바 있다.

AfD는 유로화 반대와 유로존 탈퇴를 내걸고 2013년 창당했으나 이후 반(反)난민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으며 또다른 극우정당인 페기다나 신나치 정당인 NPD와 연대하고 있다.

1875년 독일사회주의노동당으로 출발, 1890년 사회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꾼 사민당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이자 기민당과 번갈아 또는 공동 집권하며 독일을 이끌어왔다.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