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율 1위…루비오 네바다 의원들 지지 등에 업고 세확대
크루즈도 맹추격…히스패닉 표심·젭 부시 지지표 향배가 관건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4차 무대인 네바다 주(州) 코커스(당원대회)가 22일(현지시간)로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화당은 물론 미 정치권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지난 9일 2차 뉴햄프셔와 20일 3차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행된 경선에서 압승한 도널드 트럼프가 3연승을 이어가느냐, 아니면 '트럼프 대항마'로 부상 중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또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트럼프를 따라잡느냐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22일 현재 여론조사상으로는 트럼프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래비스의 최근 네바다 여론조사(2월14∼15일·공화 유권자 687명) 결과를 보면 트럼프가 39%의 지지율로 23%를 얻은 크루즈 의원을 16% 포인트 차로 제쳤다.

루비오 의원의 지지율은 19%였다.

또 CNN 방송과 ORC의 공동 여론조사(2월10∼15일·공화 유권자 245명)에서도 트럼프는 45%의 지지를 얻어 루비오(19%) 의원과 크루즈(17%) 의원을 더블스코어 이상 앞섰다.

이 같은 여론 흐름대로라면 트럼프가 승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더욱이 트럼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32.5%의 득표율을 기록해 루비오 의원을 10%포인트 차로 제치며 압승한 터라 무서운 상승세까지 탄 상황이다.

하지만, 루비오 의원 역시 근소하게나마 크루즈 의원을 꺾고 의미 있는 2위를 차지하면서 '트럼프 대항마'로서의 입지를 구축한데다가, 이후 그에 대한 연방 상·하원 의원들의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어 그의 파괴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바다를 지역구로 둔 딘 헬러 상원의원과 마크 아모데이 하원의원이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다음날인 21일 루비오 의원에 대한 지지를 공개로 선언했다.

또 이날은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루비오 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7개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3월15일 '미니 슈퍼화요일'에 속한 곳으로, 대의원도 72명이나 걸려 있어 비중 있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여론조사 흐름대로 승리한다면 그의 대세론이 더욱 공고화되면서 10여 개 주 경선이 동시에 실시되는 3월1일 '슈퍼 화요일' 판도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트럼프로서는 자신의 후보 지명을 막으려는 당 주류 진영의 움직임에도 어느 정도 제동을 거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만약 루비오 의원이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거나 지더라도 트럼프와의 득표율 격차를 대폭 줄인다면 트럼프 대항마로서의 그의 입지가 한층 탄력을 받으면서 이후 경선 구도는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루비오 의원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는 크루즈 의원이 선전해 2위를 차지한다면 트럼프-루비오-크루즈의 3각 경쟁은 더욱더 복잡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이번 네바다 코커스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는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히스패닉 및 흑인 표심과 더불어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직후 중도 하차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자들의 표심 등이 거론된다.

2014년 기준으로 네바다의 히스패닉 인구는 27.8%로, 미국 전체의 17.4%에 비해 10.4%포인트나 높다.

트럼프가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 및 성폭행범에 비유하고 불법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공언하는 등 반(反)히스패닉 기조를 유지해 온 상황에서 이들 히스패닉이 과연 트럼프를 선택할 지가 관건이다.

더욱이 경쟁자인 루비오·크루즈 의원 모두 공교롭게도 쿠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 히스패닉계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부시 전 주지사의 지지자들은 루비오 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래비스의 네바다 여론조사에서 부시 전 주지사의 지지율은 5%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