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를 놓고 세계의 채권 투자자들이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무라의 데이비드 헤이그는 영국의 EU 회원국 지위에 대한 국민투표에 대해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세계의 투자자들은 영국 은행과 더 넓게는 유럽 은행 시스템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FT는 영국의 국민투표 캠페인이 유럽 지역의 채권 발행이 시험대에 오른 시기에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들은 변동성과 고위험 채권 등에 대한 우려가 커져 채권 시장 접근이 제한되기도 했다.

유럽에서 올 들어 지금까지 채권 발행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딜로직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이 2월 중순까지 판매한 채권은 450억 달러에 못 미쳐 2003년 이후 연초 성적으로 최저다.

채권 시장에서는 최근 브렉시트 이슈에 대한 투자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의 국민투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금융기관이 채권을 새로 발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채권 가격에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라의 헤이그는 "채권시장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사이의 흥정"이라면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균형이 이동한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조소 데이비스는 브렉시트가 투자자들에게 복잡한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면서도 유일한 걱정거리라기보다는 추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 조달에서 은행들보다 유연성이 큰 기업들은 채권 발행 시기와 장소를 선택할 폭이 더 넓다.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채권을 영국이나 유럽 중 어디서 발행할지 같은 이슈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FT에 말했다.

국제금융센터의 김위대 유럽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질수록 제1 거래처가 유럽 대륙인 영국 은행들의 매출 감소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면서 "채권 발행도 어려워지고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U를 탈퇴하면 이전에 받던 혜택이 없어져 영국 은행들의 서비스 경쟁력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으로서는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이 더 크지만 독일에서 일어난 것 같은 난민 범죄나 테러 등의 변수가 있다"면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