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고액권 지폐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서머스도 고액권 폐지 주장…"100달러 없애야"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사진)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서 “100달러와 같은 고액권 지폐가 없어진다면 세상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고액권 폐지는 주요 7개국(G7) 또는 주요 20개국(G20)이 이뤄온 어떤 일보다 가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500유로(약 68만원) 지폐 폐지를 검토하는 등 세계적으로 고액권을 없애자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15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고액권이 범죄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경찰조직인 유로폴에 따르면 500유로 지폐로 100만유로(약 13억7000만원)를 담을 때 무게가 5파운드(약 2.3㎏) 미만으로, 작은 노트북 가방에도 넣을 수 있다. 반면 50유로(약 7만원)짜리 지폐로는 무게가 약 50파운드(약 22.7㎏)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26~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고액권 문제가 다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CB는 100유로, 200유로, 500유로짜리 고액권을 발행하고 있다. 미국은 가장 비싼 고액권이 100달러(약 12만원), 영국은 50파운드(약 9만원)다. 스위스 지폐에는 1000프랑(약 123만원)짜리도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