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중국 정부를 향해 남중국해에서 진행 중인 군사기지화를 중단하라고 공개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랜즈에서 이틀간 열린 미·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에서 긴장 완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채택된 공동성명에 ‘남중국해’와 ‘중국’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데는 실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을 미국에 초청해 정상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패권확장 행보를 견제하려는 ‘외교 이벤트’ 성격이 큰 것으로 여겨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아세안은 국제적 규칙과 규범이 준수되고 모든 나라가 크기에 관계없이 존중되는 지역질서를 지켜나간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역내 해양분쟁은 평화적이고, 국제법적 수단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해양법재판소가 2013년 필리핀이 제소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심의 중인 것을 거론하며 “재판소의 중재결정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당초 공동성명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군사기지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려 했으나 라오스 등 중국과 가까운 일부 국가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에 최근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