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도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필리핀 보건당국이 자국 여성에게 올해 임신 자제를 권고했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재닛 가린 필리핀 보건부 장관은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임신이 급하지 않다면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더욱 많이 알 수 있게 되는 내년으로 늦추라"고 당부했다.

가린 장관은 또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중남미 국가 방문도 피하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여행 중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성관계를 통해 이 바이러스를 상대방에게 옮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의 경우 2012년 휴양지 세부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1명 발생한 이후 추가 환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가 동남아 지역에 서식하고 뎅기열에 걸리게 하는 아시아산 흰줄숲모기도 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태국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자 동남아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공항과 항만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가 입국하는지 검역을 강화하고 모기 퇴치 등 방역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