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저지 위해 회원국 순방…"난민·브렉시트로 위태한 순간"

도널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난민 유입으로 EU가 붕괴 위험을 맞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우려했다.

AP, dpa 통신 등에 따르면 투스크 의장은 이날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과 회담 후 만찬에서 "협상 과정이 대단히 취약해 붕괴 위험이 실재한다"며 "한번 깨진 것은 고칠 수 없다"고 회원국들의 협력을 촉구했다.

EU 정상들은 오는 18∼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례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저지를 위해 영국과 EU 집행위원회가 마련한 합의안 초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투스크 의장은 초안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사전에 최대한 확보하려 유럽 국가들을 순방하고 있다.

투스크 의장은 이번 회의에 상정된 안건이 "EU 미래에 가장 큰 도전과제인 영국의 EU 회원국 자격과 난민 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태로운 순간"이라며 "우리 자신의 주장보다 상대의 주장에 서로 귀를 기울이기 시작할 때"라고 당부했다.

EU가 브렉시트 저지안에 최종적으로 합의하면 영국은 6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협상 타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프랑스를 방문한 캐머런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브렉시트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AFP 통신은 양쪽이 합의점을 찾을 '정치적 의지'가 있었으나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며 특히 경제적 거버넌스에 대해 그렇다"고 한 프랑스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영국의 제안 가운데 프랑스는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은 영국이 19개 유로존 국가들의 결정으로 자국 이익이 침해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부분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EU 시민권을 지닌 이주민 근로복지 혜택 제한 요구안은 특히 동유럽 회원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번에 투스크 의장이 방문한 루마니아는 2007년 EU에 가입한 국가로, 영국에서 일하고 있는 루마니아인은 17만5천명 가량이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영국의 EU 잔류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루마니아 시민권자들에게 적용될 조치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스크 의장은 "지난 1년간 (유럽에) 도착한 이주민 물결이 EU를 한계까지 밀어붙였다"며 "이민자 유입을 저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민자들에 대한 인도적 도움도 늘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