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전화통화서 '뮌헨합의 이행 위한 협력 활성화' 공감…근본해법 시각차
英외무 "푸틴 전화 한 통이면 시리아 내전 끝날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고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과 크렘린궁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두 정상은 전화통화에서 지난 11∼12일 독일 뮌헨 안보회의장에서 열린 국제시리아지원그룹(ISSG)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관련국 외교 채널 등을 통한 협력 활성화에 공감하면서도 근본적인 해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각차를 드러냈다.

크렘린궁 발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이중잣대를 버리고 러시아와 단합된 대(對)테러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과 더불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테러조직과의 성공적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양국 국방부 대표들 간의 긴밀한 실무 접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ISSG 합의사항에 따라 시리아 고립 지역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전국적인 적대행위 중단 조치의 즉각 이행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특히 러시아가 시리아 온건반군에 대한 공습을 중단함으로써 사태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ISSG 주요 국가들은 뮌헨 회의 당시 1주일 안에 시리아 내 적대행위 중단을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봉쇄 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ISSG에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을 포함한 17개국과 유엔, 유럽연합(EU), 아랍연맹이 참여하고 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 동부 지역 분리주의자들과의 직접 대화를 시작하고 사면과 개헌을 추진하는 한편 동부 지역의 특수지위(자치권을 포함한 독립적 지위)를 규정한 법률을 실행하는 등 지난해 2월 채택된 민스크 평화협정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 및 분리주의 반군 측의 민스크 평화협정 완전히 이행, 특히 정전협정을 준수하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특별모니터팀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모든 지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이날 두 정상 간 통화는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한편,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전화 한 통화면 시리아 사태가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먼드 장관은 "전화 한 통화로 시리아 내전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이 지구상에 한 명이 있다"면서 "그가 바로 푸틴"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사퇴할지 여부는 러시아 대통령이 아사드를 퇴진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준비가 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해먼드 장관은 러시아에 시리아 공습을 중단할 것도 촉구했다.

(모스크바·워싱턴연합뉴스) 유철종 심인성 특파원 cjyou@yna.co.kr,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