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시리아 북부지역의 온건 반군을 상대로 공습을 강화하자 미국 등 서방국가가 러시아를 비난하고 나섰다. 시리아 내전을 끝내자는 국제사회 합의문을 작성한 지 불과 며칠 만에 합의문이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은 지난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러시아가 유럽 난민사태를 악화시켜 서방을 분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리아 북부에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유럽 복수의 고위 관료에게서 동일한 주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매케인 의원은 러시아가 시리아 난민사태를 무기화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군사 현대화를 위한 ‘실전훈련’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이란 등 17개국은 국제시리아지원그룹(ISSG)을 만들어 시리아에서 1주일 안에 휴전하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참여국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합의문이 시행되기가 어려워졌다. 시리아 테러단체 중 누구를 공격해야 할지를 놓고 러시아와 서방이 대립하고 있다. 서방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인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군 지원을 위해 불필요하게 온건 반군을 공습한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반발하고 있다. 서방이 부당하게 러시아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13일 같은 회의에 참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동유럽 쪽으로 군사를 전진 배치하기로 한 것 등을 언급하며 “NATO의 러시아에 대한 대응은 비우호적이고 폐쇄적”이라며 “우리는 이제 신냉전시대로 들어섰다”고 비판적으로 표현했다. 갈등 책임이 서방에 있다는 것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