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도입한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애초 의도한 경기 부양 효과는커녕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은행의 수익 기반 약화를 초래해 대출 여력을 축소시키고, 은행주 폭락 등으로 증시 불안 요인이 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되레 키우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올 들어 유럽 은행들의 주가는 30%, 미국과 일본 은행들의 주가는 각각 20%와 35% 폭락했다며 이로 인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채 가격이 급등(금리 급락)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은행들의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로 부도 위험을 뜻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국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등이다.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전날 상원 청문회에 나와 “단기 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효과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고 언급,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JP모간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 은행들이 다소 손실을 보더라도 현금을 대거 비축하면서 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가의 한 투자분석가는 “마이너스 금리는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시도하는 마지막 카드지만 역효과가 커지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