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 열대성 질환인 뎅기열이 확산하는 가운데 필리핀에 처음으로 뎅기열 예방 백신이 공급된다.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백신업체인 사노피파스퇴르는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 30만회 투약분을 필리핀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필리핀 정부는 작년 12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백신을 승인했으며 1차 물량이 최근 필리핀에 도착했다.

필리핀 정부는 30억 페소(759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4월부터 초등학생을 상대로 뎅기열 백신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노피파스퇴르는 20개국에서 4만 명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해 뎅기열 예방 효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접종 가능 연령대는 9∼45세다.

필리핀에서는 작년 1∼11월 17만여 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해 전년 동기보다 약 60% 급증했으며, 이 중 511명이 숨졌다.

필리핀 보건당국은 백신 공급으로 인명 피해는 물론 연간 167억 페소(4천223억 원)로 추산되는 뎅기열의 경제적 손실도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필리핀의 백신 공급은 뎅기열 피해가 커지는 다른 동남아 국가의 백신 도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발생한 뎅기열 환자는 9만7천476명으로 2014년의 3배에 이르는 등 동남아에서 뎅기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뎅기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뎅기열은 최장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 열, 근육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하면 환자가 숨질 수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