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저조한 성적, 득표율 낮은 후보 추가 이탈 관측도

후보가 난립했던 미국 공화당 경선판이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거치면서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부진한 득표율을 보인 군소 후보들이 잇따라 경선 중단을 선언하면서 한때 17명에 이르렀던 공화당 경선주자는 6명으로 줄어들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경선 후보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뒤 경선 레이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약간의 후회도 없이 경선 레이스를 떠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는 지난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0위를 기록한 데 이어 전날 끝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7.4%의 득표율로 8명 가운데 6위에 오르는데 그쳤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 패커드(HP) 최고경영자도 경선에서 이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피오리나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4.12%를 득표해 꼴찌 앞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피오리나는 이날 성명에서 "나는 이번 경선과정에서 결코 주저앉아 있거나 조용히 있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며 "비록 경선을 중단하지만 이 나라를 계속 돌아다니며 현실에 안주하기를 거부하는 미국인들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 앞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받아들고선 경선판에서 하차했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를 거치며 군소 후보들이 정리되면서 공화당 경선 구도는 6명으로 압축됐다.

뉴햄프셔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벤 카슨,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 6명은 20일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향했다.

후보 '군살빼기' 작업이 한창인 공화당 경선에서는 앞으로의 경선 결과에 따라 더 많은 후보가 낙마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경 외과의사 출신인 벤 카슨은 뉴햄프셔에서 피오리나보다도 적은 2%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경선에 계속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카슨은 CNN에 "많은 지지자로부터 (경선을 떠나라는) 압력을 받지 않고 있다"며 대신 "경선에 머무르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때 공화당 선두주자인 트럼프를 위협하기도 했던 카슨이 이번 프라이머리에서 최하위로 전락하면서 머지않은 시기에 경선을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

(맨체스터<美뉴햄프셔주>·서울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