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마데시족 봉쇄시위 뚫어 135일만에 화물차 진입

네팔 마데시 족의 시위로 5개월째 계속되던 인도와 네팔의 국경봉쇄가 주민들의 반발로 잠시 풀렸다.

피해를 보던 지역의 주민들이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치우면서 나온 결과로 국경 봉쇄가 끝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6일 네팔 일간 히말라얀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대표적인 네팔-인도 국경통로인 비르군지에서 현지 상인이 주축이 돼 시위대가 설치한 텐트와 대나무 등 장애물을 치웠다.

목격자는 "상인뿐 아니라 어린이와 여성, 인도 쪽에서 온 상인들까지 장애물을 치우고 차가 지나가게 했다"고 말했다.

시위를 주도한 마데시족 정당과 단체 관계자들이 몰려와 항의했지만 이들이 바리케이드를 치우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24일 국경봉쇄가 시작된 이후 135일만에 유조차와 트럭 등 150여대가 5일 하루 국경을 통과해 인도에서 네팔로 들어왔다고 세관은 밝혔다.

하지만 이것으로 국경봉쇄가 완전히 끝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마데시 족은 비르군지 외에도 대부분의 인도 국경통로에서 여전히 봉쇄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비르군지에도 다시 바리케이드 설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남부에 거주하는 마데시 족은 지난해 9월 통과된 네팔 연방공화제 헌법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연방을 구성하는 주 경계를 새로 설정하라며 시위에 나섰다.

시위 과정에서 당국과 충돌하면서 5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국경봉쇄 시위로 수입의 60%를 의존하는 인도에서 유조차·화물차가 넘어오지 않으면서 네팔 전역은 5개월째 석유·생필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주민들은 조리용 가스를 구하지 못해 나무로 음식을 하고 있으며 유류 공급 제한으로 차량 운행을 최소화하거나 몇 배의 웃돈을 주고 암시장에서 연료를 넣고 있다.

네팔 의회는 지난달 소수민족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대한 헌법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마데시족 달래기에 나섰지만 마데시족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