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영향력 한계…"결과는 알 수 없다"

'할 말은 했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4일 2박3일간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전한 소감이다.

이로 미뤄 우 대표가 당초 계획했던 소기의 방북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채 사실상 '빈손'으로 귀국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지난 6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평양을 찾은 우 대표의 방북 보따리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할 말은 했고, 해야 할 일은 했다'는 우 대표의 일성으로 미뤄 그가 방북 기간 북한을 상대로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자제하라고 강하게 요구했을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4일 루캉(陸慷) 대변인을 통해 우 대표가 방북 기간 리수용 북한 외무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잇달아 회담했다며 "양자 관계 및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우 대표는 이들과의 회동에서 제4차 핵실험에 이어 미사일까지 발사하면 지금 논의 중인 수준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불가피하다며 북한의 신중한 판단을 요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관리들은 핵실험과 위성 발사 등의 조치가 결국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적인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위성 발사 준비 상황이 속속 포착되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이 중국의 설득을 순순히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북한 대외 선전용 매체인 조선의오늘은 4일 "(북한이)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국의 존엄과 수소탄까지 보유한 천하무적의 군사강국 위용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할 소리를 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고 한 우 대표의 회의적인 발언도 북한의 부정적인 태도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을 낳는다.

스스로도 자신이 없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 대표의 방북 보따리가 빈손으로 끝날 것인지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예고한 기간(8∼25일)의 마지막 날인 25일까지 지나봐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과거 국제기구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계획을 통보하고 나서 계획을 취소한 사례가 없고, 모두 발사 가능기간 초기에 발사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발사가 유예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으로서는 최근 대북 영향력에 한계를 노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 대표의 파견 카드가 성과 없이 끝난다면 더욱 난처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앞으로도 여전히 한반도의 상황 관리를 위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각국에 촉구하겠지만, 한·미·일이나 북한 모두 중국 측의 대화 주장에 순순히 동의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작아 보인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이준삼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