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 정부의 노동개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 사설 "노동 유연성 140개국중 121위 한국…경제 살리기 위해 노동개혁 전투"
WSJ아시아판은 2일(현지시간) ‘노동개혁 놓고 씨름하는 한국(Korea’s Labor Battle)’이란 제목의 사설(사진)을 통해 지난달 2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일반해고 기준과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한 내용의 행정지침을 소개했다.

사설은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한국은 노동시장 유연성 부문에서 세계 140개국 중 121위”라며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노동자들은 입사하면 종신고용과 매년 임금 인상,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을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따라서 한국 고용부가 양대 지침을 채택한 것은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은 규율 위반을 제외하고는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없었다”며 “지침은 취업규칙 변경이 다양한 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이뤄지는 한 기업이 취업규칙 변경에 앞서 노동자 과반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했다”고 소개했다.

WSJ는 “한국 정부는 올해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기업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임금피크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이 효과로 청년 고용도 촉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동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전하고 한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년 만에 최저인 2.6%에 그쳤고 높은 청년 실업률과 수출 부진 등으로 경제가 어려움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에도 불구하고 5개 노동 관련 법안이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아직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더 유연한 노동정책은 한국의 생산성과 임금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도 높일 것”이라며 “노동계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 것이 노동자들에게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