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대선 가도에 든든한 후원군 역할을 하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파괴력을 평가절하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 주 선거유세 현장에서 NBC뉴스와 인터뷰하며 "샌더스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사이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출마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새롭고 (샌더스와는) 달랐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샌더스 의원이 아니다.

싸구려 게임은 하지 말자"고 두 사람의 차이를 부각시켰다.

이어 "샌더스 의원의 정책은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붉은 깃발'과 같다"며 "이 주제는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들 사이에선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2008년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아내 힐러리 클린턴을 물리쳤던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과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현재 샌더스 의원의 정책은 상당히 다르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와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과 그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어서 매우 중첩된다"며 아내야말로 오바마 대통령의 '적통'임을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노선을 승계할 뜻을 내비치며 현 정부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끌어오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전날 치러진 첫 지역별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초접전 끝에 샌더스 의원을 간신히 따돌렸다.

아이오와 주 17∼29세 유권자들로부터 84% 지지를 받는 등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확인한 샌더스 의원은 첫 코커스 패배에도 "사실상 동률"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유권자들이 샌더스 의원을 힐러리와 더 자세히 비교하기 시작하면 그의 고조된 지지율은 곧 정체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아이오와 주 코커스 덕분에 시민들은 두 사람의 차이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아내의 승리를 자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