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매출 17.8%, 순익 5.1% 성장 (종합)
지주회사체제 첫 실적발표…마감 후 주가 급상승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마감 후 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해 기존 전 세계 시가총액 제1위였던 애플을 제쳤다.

알파벳은 작년 4분기 매출이 213억 달러(25조 7천억 원)로 구글 시절이던 재작년 동기 대비 17.8% 성장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기간 구글 광고 매출 총액은 190억 8천만 달러(23조 2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올랐다.

파트너사들에게 전달된 매출액을 뺀 알파벳의 순매출은 173억 달러(20조 9천억 원)로 19% 상승했다.

작년 4분기 구글 부문을 제외한 기타 사업은 매출이 1억 5천100만 달러(1천820억 원), 손실이 12억 달러(1조 4천500억 원)였다.

이 기간 순익은 49억 2천만 달러(5조 9천3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 조정된 주당 순이익(EPS)은 8.67 달러로, 전년 동기의 5.48 달러보다 훨씬 높았다.

2015년 전체로 따지면 알파벳 중 구글 부문은 매출이 745억 4천만 달러(89조 9천200억 원), 영업이익이 234억 3천만 달러(28조 2천600억 원), 이를 제외한 기타 부문은 매출이 4억 4천800만 달러(5천400억 원), 영업손실이 35억 7천만 달러(4조 3천100억 원)였다.

이날 뉴욕 나스닥 마감 후 이뤄진 이번 실적발표는 구글이 지주회사 알파벳 체제로 전환한 작년 10월 2일 후 처음이다.

이날 나스닥 장 종료 후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애플을 추월했다.

구글 주식은 A형 보통주(기호 GOOGL), B형 주식, C형 무의결권주(기호 GOOG) 등 세 가지가 있으며, 이 중 의결권이 A형의 10배인 B형 주식은 공동창립자 등 초기 임원들만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주식이고 A형과 C형만 상장돼 있다.

주식 유형이 섞여 있어 공개된 데이터만으로 구글 시가총액을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려우나, 1일 종가로 따지면 GOOG 기준으로는 5천171억 7천만 달러(623조 8천500억 원), GOOGL 기준으로는 5천300억 8천만 달러(639조 4천200억 원)였다.

1일 종가 기준 애플 시가총액은 5천346억 6천만 달러(644조 9천500억 원)로 구글보다 높았으나, 장 종료 1시간 20분 후 애플은 0.06% 하락한 가격에 거래된 반면 구글 주식들은 5.7% 이상 올랐다.

이 때문에 GOOG로 따지든 GOOGL로 따지든 마감 후 거래에서 구글 시가총액이 애플의 시가총액을 추월했음이 확실하다.

불과 13개월 전만 해도 애플의 시가총액은 6천430억 달러(777조 5천억 원)로, 당시 알파벳 시가총액(3천610억 달러, 436조 5천억 원)의 거의 2배였다.

그러나 애플은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아이폰의 매출 증가가 한계에 직면한 조짐이 보이면서 주가가 하락했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알파벳은 인터넷 검색과 광고 시장뿐만 아니라 비디오, 모바일, 웹 브라우징, 이메일, 지도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을 장악하고 성장세를 이어 가면서 주가가 올랐다.

애플 주가는 2014년 말 이후 12% 하락했으나 알파벳(옛 구글) 주가는 43% 상승했다.

이에 따라 알파벳은 전 세계 대장주 자리를 차지하는 12번째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11년 3분기에 전 세계 시가총액 제1위 상장기업이 됐으며, 2011년 3∼4분기와 2013년 1∼2분기에는 엑손모빌과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고 2013년 3분기부터는 꾸준히 대장주 자리를 지켰으나 이번에는 구글에 뺏길 것으로 전망된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