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2008년 역대급 투표율 달성…밥 돌, 코커스서 2차례나 승리

1일(현지시간)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미국 대선 일정의 첫 관문이자 '대선 풍향계'로 일컬어진다.

이곳에서 승리를 거머쥔 대선 경선 후보가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976년 이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후보가 각당의 경선에서 최종 승리한 경우는 15번(단독 출마 제외) 가운데 모두 9번이었다.

미국 NBC방송은 이토록 중요한 아이오와 코커스가 언제나 조용하지는 않았다며 '시끌벅적'했던 코커스의 역사를 소개했다.

◇ 지미 카터의 역사적 승리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 대통령을 지냈던 지미 카터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의 승리를 바탕으로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

당시 조지아 주지사였던 카터 전 대통령은 코커스 이전까지 경쟁 후보들에 밀려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전 여론 조사에서 크게 뒤졌지만, 노동자들의 표를 모으는 데 집중하면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등을 차지했다.

그는 이 기세를 뉴 햄프셔 주 프라이머리까지 이어갔고 결국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아이오와 주에서 쌓은 지지도와 인지도가 그의 백악관 입성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받는다.

◇ 집계 오류 때문에 뒤바뀐 승리

2012년 치러진 공화당 코커스 당시 밋 롬니 후보가 3만 15표를 얻어 릭 샌토럼 후보를 8표 차로 이긴 것으로 공식 발표됐으나 열흘 후 재검표에서는 샌토럼 후보(2만 9천839표)가 롬니 후보(2만 9천805표)를 34표 차로 앞선 것으로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결국, 롬니 후보가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에서도 승리를 이어가면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게 됐다.

샌토럼 측 관계자는 잘못된 아이오와 주 패배 사실 때문에 기금 모금과 동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샌토럼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더라면 경선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 오바마의 투표 혁명

2008년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젊은 층들의 지지를 끌어모아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애초 13만∼15만 명 정도가 코커스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약 24만 명이 투표장을 찾는 등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당시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오바마 대통령은 아이오와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백악관으로 가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38%의 득표로 각각 30%, 29%를 얻는 데 그친 클린턴, 존 에드 에드워즈 상원의원을 누르고 '깜짝 승리'를 거뒀다.

2008년 공화당은 11만 8천 명이 투표장을 찾는데 그쳤다.

올해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경합을 벌이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그때의 영광을 재현하자며 투표장에 나와달라고 호소했다.

◇ 코커스에서 두 번 승리한 밥 돌

적어도 아이오와 주 코커스에서만큼은 밥 돌의 영광을 따라갈 후보는 없을 것이다.

공화당의 돌 후보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988년과 1996년 두 번 승리했지만, 대통령까지 가지 못한 유일한 인물이다.

1988년에는 아이오와 주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누르고 1위에 올랐지만, 최종 대선 후보에서 밀렸고 1996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민주당의 빌 클린턴에게 패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trum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