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보건장관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 지난주 15명→현재 100명 단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전신 마비에 이어 사망까지 유발하는 '길랭-바레 증후군'이라는 질환과도 관련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신생아가 걸리는 소두증과 달리 길랭-바레 증후군은 더욱 광범위한 인구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레한드로 가비리아 콜롬비아 보건장관은 28일(현지시간)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 숫자가 지난주에 대폭 증가했다"며 "지난주엔 15명가량이었는데 지금은 그 숫자가 100 단위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환자의 면역 체계가 신경세포를 공격해 전신 마비에 이어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희소 질환이다.

가비리아 장관은 "카르타헤나 시(市)의 한 신경과 전문의는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를 연평균 3명 봤는데 지금은 하루에 3명씩 본다고 한다"고 전했다.

브라질에서 시작해 세계 각지로 퍼져가는 지카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신생아에게 나타나는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각인됐다.

가비리아 장관은 "지금은 길랭-바레 증후군이 우리의 최대 우려"라며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 질환의 확산을 경계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또는 길랭-바레 증후군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그러나 "잠재적인 연관 가능성은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가벼운 위협에서 걱정스러운 수준으로 바꿔놨다"고 밝혔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지카 바이러스 사태의 진앙지 브라질에서도 급증했다.

지카 바이러스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선 지난해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가 554명으로 집계됐다.

과거 브라질에서 이 병을 겪은 환자는 거의 없었다.

엘살바도르의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는 월평균 14명이었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6일 사이에만 46명이 발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