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정권 당시 음주회견 장관 사임 후 총선서 대패 정권교체
고이즈미 정권은 장관 사임에도 지지율 고공행진


일본 정치권이 29일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경제재생담당상의 퇴진으로 뒤숭숭하다.

역대 일본 정부에서 잘 나가던 각료가 정치자금 문제로 물러난 경우가 종종 있었다.

대부분 '비서의 자금수수'라는 핑계를 대며 물러났지만, 반발 여론이 고조되면서 총리 퇴진이나 정권 기반 약화로 정권을 빼앗기는 상황으로 이어진 적도 있다.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내각에서는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부총리가 1988년 12월 리쿠르트 스캔들로 사임했다.

그럼에도 사태가 커지자 각료 사퇴가 이어졌고 내각 지지율이 추락하며 다케시타 총리도 결국 퇴진하게 됐다.

1997년 9월 제2차 하시모토 류타로(橋下龍太郞) 내각에 입각했던 사토 고코(佐藤孝行) 총무처장관는 취임 12일만에 퇴진했다.

그는 록히드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상태에서 장관에 취임했고, 하시모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12% 포인트나 빠졌다.

결국 다음해 7월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대패했다.

2000년 출범한 모리 요시로(森喜朗) 내각에서는 모리 총리의 최측근인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관방장관이 여성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사퇴했다.

이런 와중에 하와이에서 일본 어선 에히메마루호의 침몰사고까지 겹치면서 모리 총리의 위기관리능력이 도마에 올랐고, 여당 내에서도 총리 퇴진론이 불거졌다.

결국 모리 내각은 발족 1년도 안돼 총사퇴 하는 상황에 몰렸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에서는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재무·금융상이 2009년 2월 로마에서 폐막한 금융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술에 만취한 듯이 횡설수설한 것이 문제가 돼 사퇴했다.

이는 아소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같은해 8월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패했다.

결국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주는 역사적 사건으로 이어졌다.

반면 각료 사퇴에도 정권이 별 타격을 받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2004년 5월 국민연금 미납 문제로 사임했다.

후쿠다 관방장관은 전임 모리 정권에서부터 3년 반 동안 관방장관을 역임한 만큼 고이즈미 총리에게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됐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이후 2006년 9월 임기 만료로 물러날 때까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