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지난해 난민신청자 절반인 8만명 추방"…독일, 범죄난민추방법 통과
EU "그리스 국경통제 제대로 안한다…임시 국경통제기간 늘릴 수도"

유럽 내에서 반(反) 난민 정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웨덴과 독일 등은 난민범죄로 여론이 악화한 것을 계기 삼아 난민 대규모 추방을 검토하거나 난민범죄 처벌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차원에선 역내 자유 통행을 보장한 솅겐조약을 사실상 무력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데르스 위게만 스웨덴 내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입국해 난민 자격 신청을 했지만 탈락한 이주민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고 BBC등이 보도했다.

그는 추방 대상 인원에 대해 "6만 명 선에서 논의 중이지만 8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방 대상자들은 전세기를 타고 출국하게 되며 지난해 유입된 이주민 규모를 고려할 때 관련 절차가 몇 년에 걸쳐 이뤄질 수 있다고 위게만 장관은 덧붙였다.

지난해 스웨덴에서 난민 자격 신청을 한 이주민이 모두 16만3천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가운데 절반이 스웨덴을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BBC는 지난해 처리된 난민 자격 신청 5만8천800건 가운데 약 55%가 심사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난민 쉼터 여직원 피살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나왔다.

전체 인구가 980만 명인 스웨덴은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등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난민 급증에 따른 각종 사회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입국자에 대한 신원 확인을 강화하는 등 입국을 제한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스웨덴 경찰은 난민 관련 시설 보안과 이주자 추방, 테러 대응 등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관 등 인력 4천100명의 추가 배치를 정부에 요청했다고 AFP는 전했다.

독일 내각도 이날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을 추방하기 쉽도록 한 법률안을 승인했다.

하이코 마스 법무장관과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이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의 종합 대책으로 마련한 이 법률안은 살인, 상해, 강간, 성폭력, 상습절도 등 특정 범죄를 저질러 최소 1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난민을 추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덴마크에서는 지난 26일 망명 신청을 한 난민의 귀중품을 경찰이 압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가결됐다.

EU는 이날 난민들의 유럽행 관문인 그리스의 국경 관리가 엉망이라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그리스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리스가 3개월 안에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현행 6개월인 유럽 국가들의 임시 국경통제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한 솅겐조약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이민담당 집행위원은 지난해 11월 이뤄진 전문가 현장조사 결과 "그리스의 국경 관리에서 심각한 결함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보고서 초안에서 그리스 당국이 난민 등록과 난민들의 지문 등록을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행 관련 서류도 정확하게 체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리스에는 작년 한 해에만 85만 명 이상의 난민이 유입됐으나 난민 보호시설의 수용 규모가 고작 1만 명에 불과하고 해안경비대 규모도 난민 숫자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보고서 초안의 결론은 그리스가 (국경관리) 의무를 완전히 도외시했다는 것"이라며 "필요한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회원국들이 국경을 임시로 닫도록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권수현 한미희 기자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