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3월 인상 가능성 여전히 유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 경기 둔화를 새로운 걱정거리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전보다 더 낮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3월에 두 번째 인상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글로벌 경제 위험 주시 언급…3월 가능성 낮춰
연준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FOMC 성명서에 "세계 경제 및 금융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며 이에 따른 고용 시장과 물가, 경제 전망에 드리운 위험의 균형 상태 등에 대한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12월 회의 때 국내외적 상황을 고려하면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한 표현을 바꾼 것으로 최근의 유가 및 주가 폭락과 세계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새로 추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시장의 3월 금리 인상 전망은 전보다 낮아졌다.

CNBC에 따르면 FOMC 정례회의가 끝난 후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성명서 발표 전 31%에서 24%로 하락했다.

BNP파리바의 로라 로스너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위원들 간에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줄었다"고 말했다.

RBS의 존 브릭스 전략 부장도 "이번 회의가 3월 회의였고, 현재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오늘 성명서에서 나온 대로와 같았다면 그들은 금리 인상을 꺼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짐 캐런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은 여전히 이번 요인들이 일시적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금융환경의 긴축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캐런은 "이는 (상황에) 변화가 없다면 아마도 3월은 (금리 인상이) 배제될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 전문가들 "3월 인상 완전히 물건너간 것 아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3월 금리 인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BNP파리바의 로스너는 이번 성명서는 "지표와 전망을 존중한다는 의미이자, 지금 당장은 이견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성명서는 이를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성명 발표 후 낸 보고서에서 연준은 "3월을 여전히 선택지로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표나 금융시장이 추가로 악화하면 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지만, 지표가 개선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연준은 3월 두 번째 금리인상 가능성은 열어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RBS의 브릭스 부장도 "그들은 지켜보고 있다고 표현했다"라며 "지켜보고 있다(watchful)는 걱정하고 있다(worried)는 것과 매우 다른 의미"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작년 9월 회의에서도 글로벌 위험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금리 결정은 상당히 아슬아슬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연준은 중국의 주가 폭락과 신흥시장의 위험을 반영해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 9월 연준은 지금보다 훨씬 더 글로벌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브릭스는 연준이 9월 성명서에서 세계 경제 및 금융환경이 경기 활동을 억제하고, 물가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더한다고 진단한 반면, 이번 성명서에서는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이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겠다고만 언급했다고 분석했다.

브릭스는 두 성명서 간의 "차이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는 연준이 경기에 따라 점진적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이자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