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 국가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위해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박물관의 누드 조각상을 가려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25일 두 정상의 회담 장소인 로마 카피톨리니박물관에 있는 비너스상 등 유명 누드 조각상들이 흰색 패널로 가려졌다고 26일 보도했다. 박물관을 운영하는 로마시 대변인은 회담 당시 예술품 관리는 총리실이 직접 주관했다고 설명했지만 총리실 측은 언론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가디언은 “이란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한 이탈리아 관료들이 누드상을 가렸다”고 전했다. 이슬람은 사람의 형상을 한 조각을 우상숭배로 간주하며 사람의 나체를 다룬 미술은 더욱 꺼린다. 이탈리아 우파정당인 포르자이탈리아 소속 루카 스퀘리 의원은 “이것은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굴복”이라고 비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이탈리아 기업들과 170억유로(약 22조원) 규모의 사업계약을 맺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