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시달리는 중국 기업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올해 춘제(春節·설날) 휴가를 조기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 기업들이 주문과 생산이 감소하자 농민공 등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춘제 휴가를 조기 시행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포산시 기차역에서 고향인 후난(湖南)성행 기차를 기다리던 이주노동자 류메이(38·여)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포산 가구 공장의 작업량이 올해 크게 줄었고 급여가 두달 연체됐다며 "적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이 조기 휴가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주노동자들인 뤄청씨 부부도 예년보다 1주일 일찍 춘제 휴가를 시작했다.

뤄씨 부부는 자신들이 기숙하며 근무하는 신발 공장이 주문이 줄어들자 인건비를 줄이려고 조기 휴가를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춘제 휴가를 보낸 이주노동자 중 상당수가 직장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덤 민터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최근 칼럼에서 중국 전역의 지방 정부들이 이주노동자들이 춘제 연휴 이후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터 칼럼니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초 실직한 이주노동자 2천만 명이 귀향한 후 폭동 등 사회 불안을 초래했다며 이들이 같은 해 말 당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 덕택에 직장에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당시와 같은 경기 부양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민터 칼럼니스트는 귀향한 이주노동자들이 고향을 떠나기 전보다 부유하고 사업가적으로 변했다며 지방에서 새 사업을 시작하는 이주노동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상반기 귀향해 사업을 시작한 이주노동자는 약 200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