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서 EU내무·법무장관 회의…공동 국경경비대창설 구체 논의
그리스에 터키 국경통제 강화 요구…솅겐지역서 퇴출 위협
내부 국경통제 기한 6개월서 2년으로 연장 추진


유럽연합(EU)이 외부 국경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유입사태와 테러 위협으로 EU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이 흔들리는 가운데 EU 당국은 공동의 국경경비대를 창설해 난민 유입을 차단하고 아울러 테러리스트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EU 내무·법무 장관 회의에서 새로운 국경경비대 창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고 EU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네덜란드가 올해 상반기 EU 순회 의장국을 맡은 이후 처음 열린 이번 EU 내무회의에서는 혼선을 빚는 EU의 난민 대책을 조율하고 파리 테러 이후 필요성이 제기된 테러 정보 공유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회의에서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난민의 유럽 유입 통로인 그리스에 난민 통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요한나 미클-라이트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그리스가 터키 국경을 통제하지 못하면 EU 외부 국경이 뚫리는 것이며 이는 솅겐조약의 영역이 중부 유럽으로 후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그리스에 대해 책임을 다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얀 얌본 벨기에 내무장관도 "우리는 솅겐 지역 내에서 그리스의 위치에 대해 아주 면밀한 재검토를 해야 한다.

그리스는 그들이 해야할 일, 즉 국경 통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클-라이트너 장관은 그리스가 EU 외부 국경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솅겐조약에서 일시 퇴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EU 회원국들이 난민 유입을 저지하기 위해 속속 국경통제를 시행하고 오스트리아가 난민 수용 상한 제도 실시를 밝히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섬에 따라 EU 차원의 난민 통제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EU는 외부 국경통제를 담당하는 공동경비대 창설 방안을 올 상반기 안에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EU 정상회의는 상설 유럽국경해안경비대(EBCG) 설치 방안에 합의했다.

EU 외곽의 국경과 해안 경비를 전담하는 EBCG는 1천500명으로 구성되며 EU는 2020년까지 3억2천200만 유로(약4천15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EU 외부국경 경비를 담당하는 '프론텍스(Frontex)를 대체할 이 조직은 해당국의 승인 없이 EU 병력을 투입할 수 있어 주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리스 등 일부 EU 회원국은 EBCG에 부여한 강제집행권이 자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져 이 기구 창설과 시행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 외부 국경을 통제하지 못하면 EU는 정치적 단일체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이민담당 집행위원도 "난민 위기로 유럽 외곽 국경에 대한 압력이 조성된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프론텍스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EBCG 창설이 솅겐조약을 강화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긴급한 상황에서 허용된 EU 내부 국경통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클라스 데이코프 네덜란드 내무장관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EU 각료회의는 현재 6개월인 내부 국경통제 기한을 현행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릴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데이코프 장관은 EU 28개 회원국들은 EU 집행위원회에 내부 국경통제 기한 연장을 위한 법률적, 현실적 기반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솅겐조약 규정에 따르면 긴급한 필요가 있을 경우 6개월까지 내부 국경을 통제할 수 있다.

EU 각국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같은 국제행사가 있을 때 솅겐조약의 예외규정에 따라 국경을 통제해왔다.

EU가 예외적인 국경통제 기한 연장을 모색하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도 솅겐조약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한편 26일까지 열리는 EU 내무장관 회의에서는 테러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테러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EU는 파리 테러 이후 EU 회원국 간 테러 대응 공조방안을 모색해왔다.

EU는 공동경찰기구인 유로폴에 테러 정보 공유를 담당하는 대테러 센터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또한 EU는 국가별 금융정보 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원을 차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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