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시간당 제설비 36억원…워싱턴 외출 과태료 90만원

'스노질라'(Snowzilla)로 명명된 괴물 눈폭풍이 휩쓸고 간 미국 북동부 도시들이 본격적인 '눈치우기 전쟁'에 돌입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당국은 도로, 지하철 역사, 공황 활주로 등 도시 기간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제설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북동부에는 24일 집중된 눈폭풍으로 60∼70㎝에 달하는 눈이 쌓여 주요 기간시설을 마비시켰다.

기록적 적설량만큼이나 눈을 치우는 부담도 기록적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NYT는 "눈폭풍은 끝났고 이제 내린 눈의 순수한 덩치와 씨름할 때가 왔다"고 상황을 요약했다.

뉴욕 센트럴파크의 적설량은 68.1㎝로 1869년 이후 두 번째 많은 적설량이자 사상 최다이던 2006년 2월보다 불과 0.25㎝ 적었다.

워싱턴D.C 인근에서는 덜레스 국제공항의 적설량이 74.4㎝로 2010년 2월 기록된 82.3㎝ 이후 집계 이래 두 번째였다.

이번에 눈이 제일 많이 온 곳은 웨스트버지니아 주 글랜개리로 106.7㎝에 달했고 볼티모어 공항도 적설량 74.2㎝로 1892년 집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북동부의 각 지역은 자체적으로 청소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릴랜드는 눈 때문에 마비된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 70, 270을 24일 오전에 재개통하고 남은 눈을 치우고 있다.

레이건 내셔널공항, 덜레스 국제공항은 활주로에 쌓인 막대한 눈을 치우느라 폐쇄조치가 아직 해제되지 않은 상태다.

워싱턴 지역의 지하철과 버스 체계도 25일까지 운행을 목표로 눈청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붕이 있지만 밀려든 눈에 에스컬레이터가 덮힌 지하철 역사들도 목격된다.

시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각자 삽을 들고 나와 집주변을 치우느라 구슬땀을 쏟고 있지만 제설작업이 언제 완료될 지, 특히 폭설 피해로부터 일상이 언제 완전히 복원될지는 불투명하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눈이 오기 전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D.C 국토안전비상관리국은 눈폭풍에 대응하는 데 24∼36시간이 걸렸으나 복구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은 도시인 프린스 조지 카운티는 이미 80%의 도로를 재개통했다.

러션 베이커 프린스 조지 군수는 "24시간 동안 간선도로를 치우고 이제 48∼72시간을 더 들여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눈을 치우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제설작업에 드는 비용이 시간당 200만∼300만 달러(약 24억∼3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지난 23일 밝힌 바 있다.

오브리 레인 버지니아 주 교통부 장관은 "너무 많은 눈이 내려 눈을 치우는 노력도 비용도 역대 최고"라고 설명했다.

제설작업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의 외출이 제한됐다.

워싱턴D.C에서는 25일 원활한 제설작업을 위해 자동차나 보행자가 거리에 나오면 상황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나 자동차에 공격적으로 딱지를 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우저 시장은 간선도로의 눈을 치우는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현지 경찰은 경고를 어기고 운전하다가 잡히면 최고 750달러(약 9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것이며 보행자도 마찬가지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