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대최강 "패왕급 한파"…설상가상, "23~25일 90%가 영하권"

중국에 역대 최강급 한파가 불어닥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일부 지역의 최저기온은 22일 영하 50도에 육박하며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러시아와의 변경지역인 네이멍구자치구 어얼구나(額爾古納)는 전날 47.8도에 이어 22일에는 영하 49.1도까지 기록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전했다.

어얼구나가 속한 후룬베이얼(呼倫貝爾)시 전체 관측소 61곳의 수은주는 모두 영하 40도까지 떨어졌다.

네이멍구와 헤이룽장(黑龍江)성에 걸쳐 있는 다싱안링(大興安嶺) 산악지대는 영하 50도를 넘어섰다.

중국중앙(CC)TV는 20일 영하 39도를 기록했던 후룬베이얼에서 한파의 위력을 보여주는 각종 실험 장면도 선보였다.

공중에 뿌려진 끓는 물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눈보라처럼 얼음으로 변했고 비눗방울도 얼음 막으로 변해 깨져버렸다.

바깥에 놔둔 배는 돌덩이처럼 꽁꽁 얼어 망치처럼 못을 박는데도 문제가 없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꽁꽁 얼어버린 호수를 미끄러지듯 걸어다니는 오리 사진과 눈썹이 고드름처럼 얼어버린 사람들의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에는 오는 23∼25일 사흘간 '역대 최강급'의 한파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 등은 22일 기상당국을 인용, "동쪽에서 남하하는 찬공기의 영향으로 23∼25일 중국국토의 90% 이상이 영하권(최저기온 기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광둥(廣東), 광시(廣西), 하이난다오(海南島) 등 가장 남쪽에 있는 일부 지역만 영상기온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당국은 헤이룽장(黑龍江), 랴오닝(遼寧), 지린(吉林)성 등 동북 3성은 대부분 지역이 사흘간 영하 24∼2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수도 베이징(北京)도 23일 30년래 1월 최저기온(영하 17도)에 근접한 영하 16∼17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영하 12도 선은 베이징을 거쳐 남쪽으로 산둥(山東)성까지 확장될 전망이다.

산둥성 지난(濟南),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장시(江西)성 난창(南昌),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충칭(重慶),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난징(南京) 등은 수일간 금세기들어 1월 기온으로는 최저기온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강풍, 폭설이 겹친 이번 추위는 '패왕'(覇王)급 한파로 불리고 있다.

기상당국이 운영하는 중국천기망(中國天氣網)은 22일 중국 대륙을 최저기온에 따라 솜바지(내복) 개수로 분류한 기상도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영하 28도 이하로 떨어지는 지역은 내복을 포함해 바지 4개를 껴입어야 견딜만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기상당국은 지난 21일부터 중동부 지역에 최대 7급(초속 13.9∼17.1m)∼8급의 강풍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23∼25일 양쯔강 중부지역, 양쯔강 이남지역에서는 폭설 혹은 대폭설(하루 강설량이 20∼30㎝ 이상)이 예상된다.

중국기상대는 22일 오전 10시 또다시 이 지역에 폭설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중앙기상대는 이에 앞서 지난 20일 오전 9시를 기해 중동부 지역의 9개 성(省) 지역에 '중대 기상재해 4급 긴급조치'를 발령했다.

중국언론들은 "이런 추위 속에서 태양은 냉장고 속 전등에 불과하다.

조명작용 밖에는 못한다"는 등의 표현들이 누리꾼 사이에서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최강의 한파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르고 폭설이 예보된 저장(浙江)성, 안후이(安徽) 등지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마트 진열대가 텅텅 비는 현상도 빚어졌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