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작년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하면서 통계의 신뢰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왕바오안(王保安) 중국 국가통계국장은 19일 GDP 발표 후 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경제지표가 유효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집계 방식이 세계 표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빈과일보 등이 보도했다.

왕 국장은 "GDP가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된다"며 여러 단계 보고를 거쳐 탄탄하고 확실한 데이터가 작성되기 때문에 데이터에 수정이나 개입이 중간에 이뤄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작년 1분기 각 성(省)별 GDP 총합은 전국 총량보다 1조4천억위안(252조원)을 웃돌았으며 상반기에는 2조7천억위안, 3개 분기간에는 1조9천억위안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2007년 랴오닝(遼寧)성 당서기 시절 미 대사관의 초청을 받은 자리에서 GDP 성장률 통계 수치가 믿을 수 없다고 밝힌 적 있다.

리 총리는 당시 자신이 전력 소비량과 철도화물 물동량, 여신 규모 등 3가지 통계로 경제 성장을 가늠한다며 "다른 통계들, 특히 GDP 통계는 참고용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국장이 최근 전국통계공작회의에서 올해 주요 개혁과제의 하나로 GDP 통계의 거품 제거를 제시하는 등 중국 당국은 통계조작 의혹 해소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중국의 경제 통계가 정치적 의도로 조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번스-프리처드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공식 GDP 수치가 공표됐지만 신뢰성 우려를 거의 누그러뜨리지 못할 것"이라며 "공식 통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중국 통계가 매우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참고하기 위해 이용할 뿐이라며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6∼7% 성장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EQIS캐피탈의 케네스 김 수석 금융 전략가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이 6∼7%일 것이라는 예상은 믿기 어렵다"며 중국 내 매우 회의적인 이코노미스트들도 올해 성장률이 약 3%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여전히 긍정적인 성장이라고 평가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