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차이잉원
"한국드라마·김치 즐겨"…한국과 TPP 동반가입 추진에 긍정 반응

대만의 105년 역사상 첫 여성 총통으로 당선된 차이잉원(蔡英文·여) 민주진보당(민진당) 주석은 동양의 보수적 사회문화에서 한국과 대만의 여성지도자 탄생은 시대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 드라마 팬이라는 차이 당선인은 박근혜 대통령 자서전의 중문판 추천사를 쓴 일화를 소개하며 역사적 공통점이 많은 한국과의 교류 강화를 희망했다.

차이 당선인은 총통선거 승리 후 한국 매체 중 처음으로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아시아의 신흥 민주국가로서 모두 민주 자유의 가치를 지닌 점 등 한국과 대만의 공통된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차이 당선인의 일정상 서면으로 진행됐다.

차이 당선인은 "현재 세계화 물결에 직면해 경제는 물론 정치도 매우 큰 변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만과 한국이 오랫동안 유지한 우호 관계와 공통으로 보유한 민주가치, (경제) 발전 경험을 토대로 양국 국민의 더 많은 복지뿐만 아니라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행복, 더 많은 이익 증진 가능성을 위해 각 계층의 교류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차이 당선인은 아울러 "대만 국민의 생활 개선과 경제 발전 촉진, 세계 각 지역과의 교류 확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평화, 협력을 위한 역할 강화 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국제 경제·무역 기구 가입과 더 많은 양자 간 경제무역 협력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다방면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왕민성(王閔生·41) 민진당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집권에 성공하면 5대 교역 상대국인 한국과의 무역 교류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TPP 동반 가입을 위한 협력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의 박근혜'로 인식되는 차이 당선인은 2012년 대만에서 출간된 박근혜 대통령의 자서전 '나는 박근혜다'(我是朴槿惠)의 중문판을 위해 추천사를 쓴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과 대만은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겪었으며, 지역과 국제적으로 다른 도전도 겪었다"며 "여성정치인이 남성보다 더 시험을 치러야 하는 동방의 사회문화에서 여성이 중대한 임무를 맡아 국가와 국민을 이끌고 (도전에) 맞서는 것은 시대적으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차이 당선인은 당시 추천사에서 "우리는 한국의 3C(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 제품을 잘 알지만, 박 대통령이 진행한 소액 기부 운동 등 한국의 정권 교체에 대해서는 익숙지 않다"며 "이 책이 우리에게 한국과 한국 정국의 변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어 모두에게 추천한다"라고 권했다.

차이 당선인은 또 한류 확산에 대해 "지난 몇 년간 한류가 세계적으로 눈부신 유행 문화의 힘이 된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문화 정책 측면 노력과 통찰력이 있다"며 "상당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민진당 주석 취임 전 한국 드라마를 보고는 했다는 차이 당선인은 "한국의 음식과 정교하고 세밀한 음식문화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특히 김치가 맛있다"고 말했다.

차이 당선인은 최근 한국과 중국, 대만에서 논란이 되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17)와 관련한 질문에는 지난 16일 밤 선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의 답변 내용으로 대신했다.

차이 당선인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지난 이틀간 한 건의 뉴스가 대만 사회를 뒤흔들었다"며 "한국에서 성장하는 한 대만 연예인이, (그것도) 16살밖에 안 된 여성이 중화민국 국기를 들고 있는 (방송) 화면 때문에 억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국가의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모두가 존중해야 할 정당한 권리다.

누구도 국민이 자신의 국기를 흔드는 것을 억압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은 나에게 국가를 강력하게 만들고, 외부에 대해 일치시키는 것이 바로 차기 중화민국 총통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것을 영원히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차이 당선인은 양안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기자회견 당시 "억압은 양안관계의 안정을 파괴할 것"이라는 답변내용으로 대신했다.

그는 양안 정책과 관련, 일치성·예측가능성·지속 가능한 양안 관계 등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하며 중국과 대만이 서로 '대등한 존엄'을 추구하고 도발과 '의외의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과거 정책의 착오를 원상회복하겠다"며 국민당 정권의 친중 정책 노선을 수정할 계획임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도 5월에 취임하게 되면 양안 관계가 지금처럼 평화롭고 안정된 상황을 지킬 수 있도록 현 체제, 양안 간 협상·교류 성과, 민주원칙, 보편적 민의를 양안 관계의 기초로 삼고 당파를 초월한 입장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베이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