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사회 일본에서 편의점의 고객과 점원이 고령자(시니어)로 채워지고 있다.

편의점이 젊은이들의 집합장소에서 시니어들의 사교장으로 바뀌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시니어들이 주요 고객층으로 급부상했고, 서비스나 계산을 하는 점원도 시니어가 담당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전국에서 36만명의 점원을 거느린 세븐일레븐재팬이 본격적으로 시니어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18일 보도했다.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한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2년째 일하는 오자와씨(73·여)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5시간 근무한다.

통상 아르바이트 직원의 6시간보다 조금 짧다.

상품을 진열하거나, 청소를 하고, 계산업무 등 젊은 직원과 똑같은 업무를 맡는다.

오자와씨는 후쿠오카현의 70세 현역응원센터 소개로 이 일자리를 찾았다.

세븐일레븐은 2013년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니어 고용을 포함한 포괄적 협정을 후쿠오카현과 맺었고, 현이 각지에서 개최하는 시니어 취직 세미나에도 부스를 개설했다.

세븐일레븐 기타큐슈지역 총무담당자는 "편의점 업무는 젊은이가 하는 일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그렇지가 않다"고 말했다.

지역의 행사나 주민의 특성 등을 잘 알고 있는 시니어가 편의점 업무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연령을 가리지 않고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젊은이나 여성 채용에 적극적이었던 데 이어, 시니어 채용을 늘리는 것이 새로운 흐름이 됐다.

일손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건강한 시니어가 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편의점 고객에 대응키 위해서다.

세븐일레븐 측은 "과거에는 편의점 이용객의 70%가 10~20대 젊은이였는데 지금은 50대 이상이 30%를 점한다"고 고객층 변화상을 설명했다.

주고객층이 된 시니어들을 상대로 같은 세대의 종업원을 늘리면 업무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기타야마(63)씨는 오사카부 가시와라시청에서 60세 정년을 맞이한 뒤 작년 여름부터 가시와라시 세븐일레븐 한 점포에서 주 2일, 저녁 무렵 2시간 도시락 택배서비스 근무를 하고 있다.

그는 오사카부 시니어 종업원 채용 설명회를 통해 이 일을 찾게 됐다.

사카키바라(67)씨는 가시와라시의 다른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한 달에 열흘 정도 일한다.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1시 사이의 점심 배달, 그리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저녁식사 배달을 담당한다.

그 사이 빈 시간에는 오토바이로 몇분 걸리는 자택에서 쉰다.

급료보다는 융통성을 중시하는 시니어 근무형태의 한 종류라고 신문은 전했다.

시니어 활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시니어들이 길을 잃어 배달에 실패하거나, 거스름돈 계산을 실수한 예도 있다.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약해 문제를 일으키고서 고객의 불만을 사는 직원도 있다.

그래서 시니어 채용은 아직 시행착오의 단계다.

세븐일레븐은 작년 6월 오사카부와, 11월에는 도쿄도 시나가와구와 시니어 채용 협정을 맺었다.

세븐일레븐은 다양한 근무형태의 시니어 채용을 시도하며 최적의 시니어 인력 활용 방안을 찾아갈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의 도전은 산업계의 시니어 활용책에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