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동부의 낭가르하르 주 잘랄라바드에서 열린 부족 원로 회의에서 17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잘랄라바드 지역 유력 정치인인 오바이두알라 신와리의 저택에서 부족 원로 회의인 '지르가'가 개최 중인 가운데 자살폭탄 테러범 1명이 폭탄을 터뜨려 이처럼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탈레반에 납치됐다가 몇 달간 억류됐다가 최근 풀려난 신와리의 형과 부친이 포함돼 있다.

탈레반이 자폭 테러와 무관하다고 밝힌 가운데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테러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보안당국이 "전력을 다해 테러 배후를 캘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도 테러를 비난하면서 무고한 시민을 겨냥한 테러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모든 무장 세력에 재차 호소했다.

잘랄라바드에서는 지난 13일에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이 파키스탄 영사관을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을 벌여 10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파키스탄 영사관 공격은 IS가 아프간에서 자행한 첫 주요 테러다.

이번 부족회의 표적 테러는 IS가 탈레반 대원을 영입하고, 탈레반 장악 지역을 잠식하려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AFP 통신은 분석했다.

IS는 아프간 공용어 파슈툰어로 된 '칼리프국가의 목소리'라는 라디오 방송도 시작했다.

이번 테러는 또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중국 등 4개국이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재개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18일 수도 카불에서 예정된 회동을 앞두고 발생했다.

지도자의 사망설 등으로 내분 상태인 탈레반은 작년 9월 아프간 북부 주요 전략도시인 쿤두즈를 차지한 데 이어 12월에는 요충지 상긴을 공격해 경찰서 등을 파괴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