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경제 中종속화 반대 '해바라기 운동'서 태동한 정당 제3당 약진

대만 경제의 중국 종속화를 반대했던 대규모 청년 시위인 '해바라기 운동'으로 태동한 정당이 대만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뿐 아니라 돌풍을 일으키며 제3당으로 입법원에 진출한 정당 '시대역량'도 중국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17일 보도했다.

독립성향의 민진당이 재집권한 것과 함께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반대한 운동에서 태동한 정당 시대역량이 입법원에서 5석을 차지한 것으로 인해 앞으로의 양안관계는 더욱 험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대역량은 2014년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서비스 산업분야 시장개방 확대를 골자로 하는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을 비준하려 하자 이에 반대하며 벌어진 '해바라기 운동'을 통해 힘을 얻어 탄생했다.

당시 대만 학생운동단체 소속 대학생과 활동가 등 200여 명은 입법원을 기습 점거 농성했고 거리 곳곳에서 마 총통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대만에서 입법원이 시민에게 점거된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해바라기 운동이라는 이름은 시위대와 운동가들이 해바라기 장식을 가슴에 달고 시위를 벌이면서 붙여졌다.

청년들이 주축을 이루다 일반 시민까지 가세하게 된 해바라기 운동은 친중국 정책에 대한 대만인들의 반감을 드러내며 온라인상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제3당으로 떠오른 시대역량의 당수인 황콰창은 "이번 선거는 우리의 첫 번째 선거였고 갈 길이 멀다"며 "우리당은 해바라기 운동을 잊지 않을 것이며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만과 협력을 하고자 원한다면 중국은 삶의 방식을 유지하려는 대만 시민을 존중해야 한다"며 "대만 시민이 가진 미래 결정권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록가수이자 이번 선거에서 시대역량 소속으로 입법원에 진출하게 된 프레디 림(림창쭤)은 자신이 아시아에서 의회에 입성하는 첫 번째 록가수라며 이번 선거 승리는 더 나은 대만을 위해 국민 누구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은 대만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 공산당 중앙 대만공작판공실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공동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대만에 대한 국정방침이 대만 선거결과에 따라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trum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