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익불일치 순간에도 미국 맹종" 비판
"中 대북제재 참여…수위 무한정 올리면 효과없어"

중국 관영 언론이 15일 "북한이 제멋대로 한다는 이유로 한국 여론이 중국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에 더 큰 역할을 촉구하는 한국 측에 서운함과 불만을 표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5일자 사설에서 "북한의 수소탄 실험에 직면해 한국 사회가 놀라 허둥대는 것은 이해하지만, 중국을 향해 스스로의 초조함을 쏟아내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나아가 "한국 사회는 스스로의 사고와 정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훈계하기도 했다.

신문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한중관계에 회의를 느끼는 한국인들은 "중국이 북한에 핵포기를 요구하는 강도가 불충분해서", "중국의 손에 마치 북핵문제 해결의 '황금열쇠'가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북중 관계는 한미일과 북한의 관계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북중은 한미처럼 동맹국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신문은 최근 북한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 무산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복잡한 북중 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핵 문제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을 주려면 북중 관계에만 기대어서는 불충분하며 한미도 반드시 자기들의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이 최근 몇 년간 효과적인 노력을 방기했고 북한에 군사적 위협과 무력시위를 벌여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을 향해 "공전의 제재와 극단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북한을 놀라 뒤로 물러서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도 반문했다.

신문은 북핵 문제는 '연쇄적인 잘못'(악순환)에 의한 결과라며 양비론을 펴면서 북한과 한미 모두 각자의 의무를 하지 않았고 그들은 관성 탓에 낡은 길을 계속 멀리 걸어나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재를 통한 대북 압력을 교착국면 타개를 위한 중요한 돌파구로 삼으려면 반드시 광범위하고도 각국이 타협하고 공헌하는 방안을 내고 이를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를 향해 북한의 안보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도 촉구했다.

신문은 '한국이 미국을 맹종한다'며 한국에 대한 비판도 상당한 수위로 쏟아냈다.

"한국은 오랫동안 미국의 보호 아래 있었지만 그것은 보호인 동시에 납치돼 있는 것", "한국은 한미의 이익이 불일치하는 순간에도 종종 미국을 맹종해 북한에 대해 과도하게 칼과 몽둥이를 들고 위협한다", "한국의 여론은 감히 미국의 미움을 사지 못한다", "중국에는 하면서 미국에는 압력을 가하지 않고 북미간 대립완화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한국을 향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한국의 이익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 워싱턴의 아시아태평양 대전략의 일환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도 훈계했다.

신문은 "미국이 중국에 이것저것 요구하면서 자기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정세의 '엉덩이나 닦으라'고 한다"며 한국은 미국을 따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향해 "한반도에 '물고기가 죽고 어망도 터지는'(전쟁·혼란) 상황이 오면 미국, 일본보다 더 두려워하게 될 것은 한국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는 한반도의 안정을 중국 못지않게 한국이 중시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은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제재를 계속하겠지만, 제재수위를 무한정 끌어올리는 것은 효과를 볼 수 없고 어떤 새로운 변수를 가져올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는 참여하겠지만 한미일이 요구하는 초강력 제재가 아닌 중국이 생각하는 적절한 수위의 제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