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국정연설서 북한 직접 언급없으나 '동맹의 힘' 강조 '북핵도발' 경고 분석
의회에 "중국에 힘 과시 원하면 TPP 승인해야" "IS 현존 위협 아냐"
의회에 '對 쿠바 제재해제·수용소 폐쇄' 요청, "정치 부자·강자 위해 조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에서 "어떤 나라도 감히 우리와 우리의 동맹을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그것이 파멸에 이르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처럼 미 국력의 우위와 동맹을 강조함으로써 최근 북핵도발 등에 엄중한 경고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장에서 열린 임기 마지막해 국정연설에서 "우리의 적이 강해지고 미국이 약해지고 있다는 모든 말들은 허풍이며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우리는 우리 다음의 8개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쓰고 있으며 우리의 군대는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날의 세계에서 우리는 악의 제국보다 쇠약해지고 있는 국가들에 의해 더 위협받고 있다"며 "지금은 위험한 시기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힘이 약해졌거나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는 슈퍼파워 때문에 우리가 위협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1천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갈등에 뿌리를 두고 있는 중동은 지금 앞으로 한 세대에 걸쳐 펼쳐질 변형을 겪고 있고, 중국 경제는 과도기를 거치며 경제적 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며 "러시아는 궤도로부터 서서히 이탈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시리아를 떠받치기 위한 자원을 쏟아붇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파괴에 전력을 다하겠다면서도 "IS가 현존하는 위협은 아니다"라며 "3차 세계대전이 그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주장은 지나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을 단지 뿌리뽑히고 추적되며 파괴돼야 할 살인자나 미치광이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적인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를 언급하면서 "50년간 쿠바의 고립은 민주주의를 가져오는데 실패함으로써 중남미에서 우리를 후퇴시켰다"며 "그래서 우리는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여행과 통상의 문을 열고 쿠바인들의 삶을 향상시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냉전이 이제 끝났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의회에 "쿠바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정식 요청했다.

특히 그는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를 위해 의회가 도와줄 것을 요청하면서 "(수용소 운용은) 돈이 많이 들고 불필요하며 우리의 적을 위한 (테러리스트들의) 모집을 위한 선전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등 12개국이 체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TPP로 인해 이 지역에서 규칙을 정하는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며 "중국에 우리의 힘을 보여주기를 원한다면 이 협정을 승인해달라. TPP를 시행할 수단을 달라"며 의회 승인을 촉구했다.

그는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 "과거에 보조금을 주기보다는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더러운 에너지를 폐기하는 노력에 속도를 내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혁신을 강조하면서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느낄 때 민주주의는 고장난다"며 "정치 시스템이 부자와 힘센 자, 일부 좁은 이익을 위해 조작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너무 많은 미국인들이 지금 그렇게 느낀다"며 "이것이 내가 대통령 재임중에 몇 안 되는 후회되는 일 중의 하나다.

정당 간의 적대감과 의심이 나아지기는 커녕 악화돼왔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냉소적이 되거나, 변화는 불가능하고 정치에는 희망이 없다고 말하기는 쉽다"며 "그러나 우리가 지금 포기하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단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