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대사 연합뉴스 이메일 인터뷰 … "북, 미국 '전략적 인내' 고수할수록 핵개발 확대"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북한 주재 호베르투 콜린 브라질 대사가 밝혔다.

콜린 대사는 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4차 핵실험 강행 이후 북한 내 분위기를 전하면서 "미국이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고수하는 한 북한은 거의 통제 받지 않는 상태로 핵무기 개발을 확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핵실험이 수소 였는지 우라늄이었는지는 전문가들이 판단할 일"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계속할 것이고, 국제사회는 별다른 효과가 없는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4차 핵실험 이후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 도시에서 연일 군중대회가 열리는 등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콜린 대사와 이메일 인터뷰 내용이다.

-- 핵실험 후 북한의 분위기는 어떤가?
▲ 북한은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다.

어제(8일)는 평양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핵실험 성공을 축하하는 행사가 벌어졌다.

평양에는 군인과 민간인이 참가한 대규모 군중대회가 열렸고, 정부 인사들이 김일성 광장에서 연설했다.

나는 행사가 끝날 무렵 김일성 광장 앞을 지나갔는데, 수 천명이 젊은이들의 춤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모습은 대규모 행사에서 늘 볼 수 있는 일이다.

저녁에는 불꽃놀이도 벌어졌다.

북한 방송은 수소폭탄 실험 성공 소식을 보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 북한 당국은 이번 핵실험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
▲ 북한 정부는 핵무기 실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미국의 핵위협에 대한 자위 수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크게 위협하는 행위로 본다.

--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를 신뢰할 수 있나?
▲ 수소폭탄 실험에 정말로 성공했는지는 전문가들만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최근 실험했던 것이 우라늄이었는지 수소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사실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할 것이고,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한다며 별다른 효과가 없는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에 대한 비난이나 제재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이 같은 방법으로 지금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화와 외교를 통한 방법을 사용해야 문제 해결 가능성이 보인다.

그러나 1953년에 체결된 휴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지 않는 한 현재 상황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 북한의 핵실험 의도와 목적은 무엇이라고 봐야 하나?
▲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보는데 중요도에 따라 순서를 매기기는 어렵다.

내부적으로는 핵무기 보유를 과시함으로써 오는 5월로 예정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현 정권의 정당성을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북한 주민들은 이번 '핵실험 성공'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핵실험을 계속하는 대외적인 이유로는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이 직접 협상을 거부하는 대가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진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싶어한다.

미국이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고수하는 한 북한은 거의 통제 받지 않는 상태로 핵무기 개발을 확대할 것이라는 의미다.

-- 핵실험 이후 북한이 앞으로 어떤 자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하나?
▲ 북한의 향후 행보는 미국과 한국, 중국 및 기타 관련 국가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비무장 지대에서 대북 방송 재개로 남북 간 8월 25일 합의는 무효가 됐다.

당시 한국은 대북 방송을 중단하고, 북한은 '준전시 상태'를 해제한 바 있다.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될지 매우 우려스럽다.

-- 브라질 외교부도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핵실험 때문에 브라질과 북한의 관계에 변화가 있겠나?
▲ 브라질 정부의 성명 발표 때문에 브라질-북한 관계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다, 브라질은 갈등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동북아 지역 안정을 위해 6자 회담 테이블로 복귀하라고 권유해 왔다.

대화의 문이 닫혀서는 안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브라질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유엔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다.

-- 브라질-북한 관계에서 상호 관심사는 어떤 것이 있나?
▲ 북한과 브라질의 가장 중요한 공통의 관심사는 농업 협력이다.

이미 북한의 농업 기술자들이 대두 분야의 기술을 배우려고 브라질을 방문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브라질에 축구 유학생 파견을 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육 분야에서 교류가 시작됐다.

평양과학기술대학 학생들이 1년간 MBA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브라질에 왔다.

한편, 북한과 브라질은 2001년 3월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브라질은 미주 지역에서 쿠바에 이어 두 번째로 2009년 말 평양에 대사관을 공식 개설했다.

아르나우두 카힐류가 초대 대사를 지냈고, 콜린 대사는 2012년 3월 평양에 부임했다.

북한은 2005년 브라질리아에 대사관을 개설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