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 시찰중 핵실험 보고받은 시진핑 '격노' 관측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을 강행한 6일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새해 첫 지방시찰지인 충칭(重慶)을 방문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4일부터 6일까지 충칭을 찾아 항구와 기업들을 둘러보고 업무회의를 열어 충칭시 간부들로부터 현황 보고를 들었다.

시 주석은 6일 오후 늦게 베이징으로 돌아왔을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이 수소탄실험을 감행했다는 오전 9시30분(중국시간)에는 충칭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6일 오전 시 주석이 충칭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직접적인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내 소식통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격노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외교부의 비판 성명 수위도 이례적으로 높았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물론 시주석이 매우 분노할 것"이라면서 시 주석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 과정에서 그 시기를 더 미룰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CCTV에 나온 시 주석의 표정에서는 특별한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계획대로 2박3일의 지방시찰 일정을 소화하고 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실험으로 중국 지도부의 허를 찌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제3차 핵실험 당시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기간인 2월 12일을 선택했다.

당시 시 주석은 2월 2∼5일 나흘간 간쑤(甘肅)성 일대를 시찰하고 돌아온 뒤 춘제 연휴를 보내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중국 새 지도부가 갓 출범한데다 최대 명절인 춘제 기간에 핵실험을 감행한 것에 시 주석이 격노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