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응용시스템분석 硏 전망…미국, 아프리카 남부 등 심각 예상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과 수온 상승 등으로 이르면 2040년부터 전 세계 전기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구 온난화가 전 세계 전기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기후변화는 4일(현지시간) 이런 전망이 담긴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의 연구보고서를 게재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이 보도했다.

전 세계 전기 생산량의 98%를 차지하는 수력 및 화력 발전소는 전력 생산과정에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력 발전소가 전기 생산을 위해 터빈 엔진을 돌리려면 충분한 물이 필요하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화력 발전소 역시 전기생산 시설을 식히기 위한 냉각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가뭄이 심화되고 수온 상승에 따른 냉각수 부족 등으로 2040년부터 2069년 사이에 전 세계 3분의 2 이상의 발전소에서 전기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 시기에 월간 기준으로 22%의 수력 발전소가 30% 이상 전기 생산량이 줄고 화력발전소의 3분의 2 이상도 전기 생산량 급감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미국, 아프리카 남부, 남미 남부, 유럽 중남부, 호주 남부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과 기업들은 잠재적인 전기 생산량 감소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거나 냉각시설을 공랭식으로 교체하는 등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보고서는 특히 수온이 상승하면서 전기 수요가 많은 여름철에 발전소 전기생산 감소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IIASA의 키완 리아히 국제 에너지 프로그램 이사는 "발전소는 기후변화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며 "기후변화 탓에 발전소는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2만4천여개의 수력발전소와 1천500개의 화력발전소의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