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7% 폭락에 사상 첫 '서킷 브레이커' 발동…거래 중단
일본·한국·유럽 주식시장 급락…안전자산 엔화·국채·금에 돈몰려


글로벌 금융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패닉에 빠졌다.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와 중동지역에서의 긴장 고조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아시아 증시가 폭락한데 이어 유럽, 중동 증시도 급락세로 출발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이 치솟았다.

이는 화폐가치의 추락을 뜻한다.

안전자산인 엔화와 국채, 금에는 자금이 몰렸다.

◇ 중국 증시 서킷 브레이커 발동에 아시아·유럽 증시도 '꽁꽁'
이날 중국 증시가 7% 폭락 끝에 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의 '서킷 브레이커'(거래 일시중지)를 발동하면서 세계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오후 5시41분(한국시간)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6% 급락한 10,381.88에 거래되고 있다.

DAX 3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39% 떨어진 10,485.81로 거래를 시작해 낙폭을 키웠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1.56% 떨어진 6,145.22에 거래됐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시40분 기준으로 1.99% 떨어진 4,544.89를 나타냈다.

중동지역 증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갈등 격화로 일제히 하락했다.

카타르의 QE 지수는 5시30분 기준으로 1.34% 떨어진 10,175.18에 거래되고 있으며 요르단 암만 SE 지수는 0.03% 하락했다.

사우디의 타디울 지수는 5시25분 기준으로 0.17% 떨어진 6,940.23을 보였다.

중동의 양대 맹주로 꼽히는 사우디와 이란은 3일 외교관계를 단절하면서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중국 증시는 본토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CSI 300지수가 장중 7% 급락함에 따라 오후 2시34분부터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장중 세 차례에 걸쳐 4% 급락세를 보이다가 6.85% 폭락한 3,296.66에서 거래를 중단했다.

선전성분지수도 8.19% 폭락한 2,119.90에 거래를 중단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루 7% 이상의 폭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8월25일 7.63% 하락 마감한 이래 약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일본과 한국 증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도 이날 3.06% 급락한 18,450.98에 마감했다.

이 나라의 토픽스지수는 2.43% 떨어진 1,509.67로 종료됐다.

토픽스 지수의 하루 낙폭이 이렇게 큰 것은 지난해 9월29일 이래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한국 코스피는 2.17% 내린 1,918.76에, 코스닥 지수는 0.67% 떨어진 677.79에 거래를 각각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가권지수가 모두 2.68%씩 하락해 각각 21,327.12, 8,114.26에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것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깊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밑도는 48.2로 발표됐다.

제조업 PMI는 중국 경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이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차이신 제조업 PMI는 10개월 연속으로 기준점인 50을 넘지 못했다.

여기에 중국 증시에서 사상 처음으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고 위안화 가치는 약 4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됐다.

코어퍼시픽 야마이치의 캐스터 팡 리서치장은 "서킷 브레이커가 매도 압력을 더했을 수도 있다"며 "위안화 약세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위안화·원화 가치는 ↓·안전자산 엔화·국채 가격은 ↑
증시가 폭락하면서 외환시장도 불안하게 움직였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약 4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이 이날 고시한 기준환율은 달러당 6.5032 위안으로 전장보다 0.15% 절하됐다.

위안화 가치가 이같이 떨어진 것은 2011년 5월 이래 처음이다.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도 달러당 6.5120위안을 보여, 위안화 가치가 2011년 4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역외시장에서도 달러당 6.6181위안에 거래돼 위안화 가치가 2011년 이래 가장 낮았다.

원화 가치도 큰 폭으로 내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달러당 1,190원에 육박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2원 오른 달러당 1,187.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25일 이래 최고치다.

반면, 사우디와 이란 간의 갈등으로 중동 정정불안이 깊어지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올랐다.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9.24엔까지 내려 지난해 10월19일 이래 최저치를 찍었다.

이외에도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채와 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이날 미국 재무부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9bp(1bp=0.01%포인트) 떨어진 2.230%, 영국 10년 만기 국채는 6.0bp 하락한 1.898%를 보였다.

이외에도 독일과 네덜란드가 각각 5.3bp,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7bp 내렸다.

유럽 주요국 가운데 그리스, 포르투갈을 제외하고는 모두 4∼6bp의 금리 하락세를 보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6.5bp 내린 2.810%, 한국도 4.3bp 하락한 2.027%를 보이고 있다.

금 현물 가격도 올라 이날 6시17분 기준으로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0.58달러 오른 온스당 1072.55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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