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석학들이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호텔에서 개막한 미국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미국의 저성장 위험을 경고했다.

이들은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회복세를 확인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미국도 구조적인 성장 정체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경제, 어디로 가고 있나’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미국 채무가 폭발적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재정정책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세제, 복지, 규제, 금융 등 각 분야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5년간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0.6%에 머물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경제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정책과 개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테일러 교수는 “불평등보다는 저성장이 더 문제”라며 “개혁은 성장을 촉진해 경제를 정상궤도로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은 “최근 통과된 세금감면안을 보면 미 의회가 아직 재정정책에 대한 큰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치권이 오히려 재정적자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열린 다른 세션에서도 경제학자들은 성장을 위한 정책을 주문했다. 벤저민 프리드먼 하버드대 교수는 “성장(growth)과 확장(expansion)이 이번 세기의 경제용어”라고 강조했고, 그레고리 클라크 UC데이비스 교수는 “총요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산업에 연구개발(R&D) 지출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이심기/박수진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