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3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홍수사태가 농작물과 원유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말 미국 아칸소주와 미주리주 등 중부 13개주를 덮친 홍수로 최소 20명이 숨지는 등 직접적인 인명 피해와 함께 미 중부를 가로지르는 송유관이 폐쇄되는가 하면 곡물저장 창고가 침수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 원유 저장고인 오클라호마의 쿠싱지역에서 시카고 미시간 등 북부지역으로 하루평균 20만배럴을 공급하던 오자크 송유관이 폐쇄되면서 원유재고가 더욱 늘어나 유가를 떨어뜨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여기에 킨더모건 등이 침수로 정유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원유를 제때 처리하지 못해 재고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엑슨모빌도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연료 터미널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중부지역을 가르는 약 400개의 강이 범람하면서 이 지역을 오가는 화물운반선의 운항이 중지되고 항만 터미널까지 속속 폐쇄되는 것도 곡물 석탄 등 상품재고가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미 원유재고가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한 상태여서 아주 적은 양의 재고 증가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